꾹꾹 억눌려 있다 터져 나오는 힘과 다시 누르는 힘이 첨예하게 맞섰다.
요즘 방송가 풍경이다. 우선 노사 간의 맞소송이 있다. MBC 노동조합은 6일 김재철 MBC 사장을 배임 등의 혐의로 서울 남부지검에 고발했다.
김 사장이 2010년 취임 이후 2년 동안 법인카드로 6억9000만 원, 매달 평균 3000만 원씩 사용했으며 개인적으로 유용한 혐의가 발견됐다는 게다. 앞서 MBC 노조는 동영상 등을 통해 김 사장이 회사 법인카드로 여성만 출입이 가능한 피부관리 및 마사지 업소 '소시에 월드'에서 200만원이 넘는 요금을 결제했다고 밝혔다. 또 일본 여성들이 많이 찾는 패션 잡화점과 백화점 남성복 매장 등에서도 수십만 원씩의 법인카드 결제가 이뤄졌다는 점도 공개했다.
회사 측 역시 소송으로 맞섰다. 6일 MBC 노조에 따르면, MBC 사 측은 지난 5일 노동조합 및 노조 집행부16명을 상대로 "노조가 파업을 통해 회사의 업무를 방해했다"며 서울남부지법에 3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월 MBC 사 측이 노조를 상대로 2건의 형사고발을 한 데 이어 민사소송까지 진행한 것.
법정 다툼만 있는 게 아니다. 방송국 전체가 들끓는 양상이다. MBC 아나운서협회도 6일 김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에는 MBC 소속 아나운서 대부분이 동참했다. 또 <해를 품은 달>, <무신>, <오늘만 같아라>, <신들의 만찬> 등을 제작하는 PD들도 파업에 동참했다. 현재 방영 중인 MBC 드라마 6개 가운데 4개 드라마의 PD들이 파업에 참여한 것이다. 간부 직원들의 보직 사퇴 선언도 이어졌다. 지난 5일 MBC 부국장 2명과 부장10명 등 간부 12명이 보직 사퇴 및 평사원 복귀를 선언한 데 이어 6일 부국장 1명과 부장 6명이 같은 선언을 했다.
인기 드라마 제작진, 유명 아나운서 등 대중적 영향력이 큰 집단이 김재철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아울러 집권 기간 내내 방송을 장악하려 했다는 비판을 받아 온 현 정부 역시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