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차녀 이숙희 씨가 오빠인 이맹희 씨가 낸 것과 마찬가지의 소송을 최근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 사실이 28일 확인됐다.
법원 관계자에 따르면, 이숙희 씨는 아버지인 고(故) 이병철 회장이 남긴 차명주식 가운데 자신의 상속분에 해당하는 주식을 달라는 소송을 삼성그룹을 상대로 제기했다.
이숙희 씨의 소송 참가는 앞서 이맹희 씨가 제기한 소송이 그저 우발적인 사건이 아닐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한다.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자녀들 사이에서 거대한 소용돌이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 이런 싸움의 결과에 따라, 삼성 그룹 지배구조 및 후계구도는 크게 흔들릴 수 있다.
과거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선언으로 이건희 삼성 회장이 차명으로 관리해 왔던 천문학적 규모의 비자금이 드러났고, 삼성 특검은 이들 차명 자산을 고(故) 이병철 창업주가 남긴 유산으로 인정해 줬다. 그리고 이들 자산은 이건희 회장의 몫이 됐다. 지금 벌어진 소송전은 이때부터 싹이 텄다. '막대한 비자금이 고(故) 이병철 창업주가 남긴 유산이라면, 왜 그걸 삼남인 이건희 회장이 독차지해야 하느냐'라는 불만이 다른 형제들 사이에서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2008년 삼성 특검 수사 결과에 대해 "삼성생명 차명 주식 가운데 약 절반은 상속과 무관하다"라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이런 분석대로라면, 삼성가 자녀들은 '남의 돈'을 서로 갖겠다고 싸우는 셈이다.
한편, 상속 소송 제기 사실이 최근 알려진 이숙희 씨는 고(故) 이병철 창업주와 고(故) 박두을 씨의 3남 5녀 가운데 네 번째이며 둘째딸이다. 이숙희 씨는 LG그룹 창업주 집안과 결혼했다. 남편은 구자학 아워홈 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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