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하게 생긴 베트남인이 왔다.
이름이 쿵(가명)이다.
"이 퇴직금이 맞는지 계산해 주실래요?"
"얼마가 들어왔는데요?"
"삼성으로 305만 2660원, 차액으로 107만 7천원이요."
"차액도 받았네요?"
"예."
좀 이상한 생각이 든다. 차액까지 다 받았는데 왜 와? 하지만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사무적으로 말했다.
"알았어요. 계산해 놓을 테니 다음 주에 오세요."
시간 날 때 계산해보니 퇴직금 액수가 맞는다.
정확하게 다 받았는걸! 하지만 왜 다시 계산해 달래지?
더 이상한 생각이 들어 회사에 전화해 보았다.
경리직원이 허탈한 듯 웃었다.
"걔가 거기까지 갔어요? 어이가 없네요."
얘기는 이렇게 된 것이다.
1. 회사에서는 처음에 삼성만 주었다.
2. 쿵이 노동부에 진정했다.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혼자서! 외국인이 이 정도만 해도 대단한 거다.
3. 감독관이 퇴직금을 계산하여 차액 107만 7천원을 지급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4. 회사는 차액 107만 7천원을 지급했다.
5. 쿵은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겠다며 취하서에 사인했다.
그러고 나서도 미심쩍어서 나를 찾아온 모양이다.
징하지.
다음 일요일 쿵이 다시 와서 물었다.
"계산 맞아요?"
"응. 맞아."
그래도 흡족한 표정이 아니다.
아무래도,
한 군데 더 갈 것 같다.
미심쩍으니까.
*미심(未審) : 일이 확실하지 아니하여 늘 마음을 놓을 수 없음. 또는 그러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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