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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을 움직이는 손, '대형기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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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을 움직이는 손, '대형기획사'

[이동연의 케이팝 오디세이] 글로벌 SM과 토착형 DSP·①

케이팝의 제작 시스템은 10대 아이돌 그룹을 만들어서 글로벌 팝 시장에 파는 것이다. 세계 음악 산업의 변방에 불과한 한국의 케이팝이 단숨에 글로벌 팝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은 아이돌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아이돌 그룹을 제작하는 노하우에 관한 한 현재 한국은 그 어떤 음악 시장보다 앞서 있다. 현재 한국의 모든 연예 기획사들은 아이돌 그룹을 제작해서 크게 성공하려는 야망을 갖고 있다. 2010년에 데뷔한 아이돌 그룹은 총 32팀, 2011년에는 무려 63팀이나 된다.

SM이 한국에서 처음 체계적으로 제작한 아이돌 팝은 원래 미국에서 시작되었다. 1980년대 말 미국 음악 시장이 불황을 타개할 목적으로 만든 프로젝트가 바로 기획형 아이돌 그룹이었다. 1986년에 데뷔한 '뉴 키즈 온 더 블록'(New Kids on the Block: NKOTB)은 음반제작자인 모리스 스타(Maurice Starr)와 그의 사업 동반자인 마리 알포드(Mary Alford)가 발굴해 낸 백인 아이돌 그룹이다. 그들은 보스턴에서 수백 명의 10대 가수 지망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오디션에서 춤과 랩을 겸비한 15살의 도니 홀베르그(Donnie Wahlberg)를 뽑았고, 이후에 도니의 주변 친구들을 모아 뉴 키즈 온 더 블록을 결성했다.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반 미국의 팝 음악 시장에서 아이돌 음악은 흑인 알앤비 음악과 함께 상업적인 흥행을 주도하던 트렌드였다. 이러한 흥행이 가능했던 것은 새로운 소비문화가 도래하면서 10대 청소년 음악팬들이 새로운 고객층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SM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이수만 회장은 세계 팝 음악 시장의 트렌드를 조사하면서 이 점을 간파해냈다. 1990년대 초에 한국에서 열광적인 선풍을 일으켰던 뉴 키즈 온더 블록이 바로 그의 벤치마킹 대상이었다. 이수만은 뉴 키즈 온 더 블록의 제작자 모리스 스타가 했듯이 한국과 미국에서 10대들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실시해 그룹의 멤버들을 모집했고, 그렇게 해서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만든 아이돌 그룹이 바로 H.O.T다. 서태지 열풍을 통해서 이미 10대 청소년 음악시장을 확인한 이수만은 힙합과 댄스를 결합하고, 팀의 멤버별로 각자의 능력을 분할하는 형태의 새로운 개념을 아이돌 그룹에 심었다. 이른바 아이돌 팝의 제작 시스템이 한국에서 탄생한 것이다.

SM 엔터테인먼트의 아이돌 제작 방식은 기획사가 스타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성공적인 롤 모델이 되었다. 1980년대까지 대중음악 뮤지션들은 주로 음반사, 즉 레이블에 소속되어 활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지구레코드, 서라벌레코드, 동아기획, 대영AV, 서울음반 등이 1980년대를 대표적인 음반 레이블인데, 가수들은 이 레이블 사와 전속 계약을 맺고 음반을 발표했다. 당시 가수들의 연예 활동 중심은 음반 제작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와 대중음악의 지형이 바뀌면서 음반제작과 연예제작이 분리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레이블 시대는 가수들이 일정한 무명 시절을 보낸 후에 이름이 알려지게 되면서 레이블 회사와 전속계약을 하고 가수활동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연예기획 시대에 접어들면서 스타를 발굴하기 위해 특정 연예기획사가 오디션을 개최하고 그중 소수의 연습생을 뽑아 장기간 훈련시킨 후 가수로 데뷔시키는 방식이 새롭게 등장했다. 레이블 시대는 가수가 되기까지의 역할이 가수들 스스로에게 주어졌다면, 기획사 시대에는 기획사가 모든 것을 맡아서 관리하는 식으로 연예제작의 방식이 바뀌었다. 이른바 기획사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연예기획사는 초기 투자비용을 부담하는 대신 전속계약을 통래 소속 연예인의 권리를 독점하게 된다. 이는 1990년대 후반 이후에 가수들의 연예활동은 음반제작에만 한정되지 않고, 방송활동, 행사, CF, MC, 연기 전체로 확산되었다.

▲SM 엔터테인먼트의 간판급 스타 소녀시대. 소녀시대는 활발한 해외 진출로 활동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뉴시스

아이돌 제작의 효시, SM 엔터테인먼트

잘 알려진 대로, SM 엔터테인먼트는 아이돌형 가수와 그룹을 가장 먼저 제작한 연예기획사로 현재 케이팝의 세계화를 주도하고 있다. 1995년 2월에 설립한 SM 엔터테인먼트(SM Entertainment)는 설립자 이수만이 자신의 영어 이니셜 이름인 SM을 회사 이름으로 사용했는데, 지금은 'Star Museum'의 약자로 통하고 있다. SM은 H.O.T.를 비롯해서 S.E.S., 신화, Fly to the Sky, 보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Shinee, f(x) 등 수많은 아이돌 그룹들을 배출했다. 2012년 겨울에는 한국 멤버와 중국 멤버들이 각각 유닛으로 활동하는 'EXO-K'와 'EXO-M'이 데뷔를 기다리고 있다.

SM은 설립 초기에는 연예 매니지먼트 사업으로 시작했지만, 2000년 초에 음원 유통, 공연장, 영화제작, 스타 아카데미 등의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했고, 소속 뮤지션의 해외 진출을 위해 에스엠 재팬(SM JAPAN), 에스엠 아시아(SM ASIA), 에스엠 미국(SM USA)이란 해외 법인까지 보유하고 있다. SM 엔터테인먼트는 특히 일본 최대 규모의 음반 기획사인 AVEX와 라이선스 협정을 체결하여 소속 뮤지션의 일본 진출 매니지먼트를 일임하고 있다. 일본에서 가장 먼저 활동했던 보아를 비롯해 신화,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가 모두 AVEX를 통해 음반발매와 공연기획, 방송활동을 하고 있다. SM은 초기에는 주로 작곡가 유영진을 중심으로 국내에서 곡 창작을 소화했지만, 동방신기 데뷔 이후 외국 작곡가들의 곡을 많이 받고 있다. 특히 소녀시대 이후에는 국내외 유명 다국적 작곡가들이 만든 수천 곡의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할 정도로 글로벌 팝을 지향하고 있다. SM은 명실상부하게 아이돌 그룹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글로벌 연예제작사로 성장했다.

SM이 아이돌 팝 제작의 효시이자 명실상부한 케이팝의 최대 연예제작사이지만, 음악적으로 뚜렷한 트렌드를 보유하고 있지는 못하다. YG가 힙합과 일렉트로닉을 독특하게 혼합해서 자기만의 색깔을 분명하게 갖고 있고, JYP 역시 1970-80년대 모타운 시절의 흑인음악에 기반을 둔 박진영의 음악적인 성향을 비교적 강하게 내세운다. SM의 경우 굳이 말한다면 힙합과 일렉트로닉이 가미된 댄스팝으로 정의할 수 있으나, 경쟁사에 비해 SM만의 음악 색깔은 두드러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SM의 소속 그룹들에 제공되는 곡들이 다양한 작곡자들에게서 나오기 때문이다. SM 소속 멤버들에게 곡을 써준 작곡가들은 국내외를 통틀어 20여 명이 넘는다. 국내에는 원년 멤버 유영진을 비롯해 김영후, 켄지, 황성제, 박창현, 윤상, E-Tribe 등이 있고, 외국 작곡가로는 최근 소녀시대의 '더 보이즈(The Boys)'를 작곡한 데디 라일리(Teddy Riley)를 비롯해 '런 데빌 런'을 작곡한 다국적 작곡가, 부스비(Busbee), 알렉스 제임스(Alex James), 칼레 잉스트롬(Kalle Engstrom) 등이 있다. 다국적 작곡가 그룹으로는 엑스페리멘탈 뮤직(Xperimantal Music)과 북유럽 작곡가 그룹인 오슬로 레코딩스(Oslo Recordings) 등이 참여한다. 또한 SM의 작곡 선정방식은 그룹별로 메인 작곡가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한 명의 작곡가들이 상황에 따라 여러 그룹에 곡을 주기 때문에 그룹별로도 음악적인 차별화가 이루어지기가 어렵다. SM 그룹들의 곡들을 자꾸 듣다보면 대게 곡의 느낌이 비슷해 보이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SM의 제작 스타일은 특정한 장르의 음악을 강하게 드러내는 방식이 아니라 그룹들의 외형적인 트렌드나 콘셉트를 더 중시한다.

SM은 누가 뭐래도 한국 대중음악 연예제작사 중에서 가장 성공한 회사이고 케이팝의 글로벌 미션을 가장 잘 수행하고 있다. SM 소속 뮤지션 중에서 물론 실패한 사례도 있지만, 대부분의 그룹들은 크게 성공했다. 즉 SM 소속이라는 이름 하나로 경쟁이 치열한 아이돌 팝 시장에서 다른 소속 연예인보다도 높은 인지도를 가질 수 있다. 연간 수만 명의 아이돌 지망생 중에서 소수 엘리트만 선발해 작게는 3년에서 많게는 5년 간 혹독한 연습생 프로그램을 가동시킨 후 막강한 미디어 파워를 동원해 데뷔시킨 아이돌 그룹이 실패할 확률은 그다지 높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체계적인 스타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SM은 근본적인 문제점들을 노출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합리적이지 못한 계약 관행이다. SM은 최고의 아이돌 연예제작사로 성장했지만, 소속 그룹들과 잦은 계약 관련 마찰을 일으켰다. 소속 그룹들과 맺는 계약의 내용들을 살펴보면 계약기간, 계약 의무이행, 수익분배, 계약 불이행 조건 등에 있어 제작사가 유리하게 명시되어 있다. 알다시피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 권고 이전까지 SM 소속 아이돌 그룹과 솔로 가수들의 계약기간은 짧게는 5년, 길게는 13년까지 되어 있다. SM의 간판 아이돌 그룹인 동방신기, 소녀시대, f(x), 슈퍼주니어, 샤이니의 계약기간은 모두 최대 13년이다. 이수만 회장은 이러한 장기계약은 케이팝의 세계 진출을 위해 불가피하다고 항변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제작자의 변명에 불과하다. 장기계약의 문제를 국위선양이라는 논리로 해소하려는 시도의 바닥에는 아이돌 그룹들의 희생은 당연히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이른바 '동방신기 사태' 이후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체 조사 끝에 연예인들의 불공정 계약에 대한 시정 명령을 내렸는데, SM은 2010년 12월에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 조치를 수용해서 계약기간을 데뷔일로부터 7년으로 수정했고, 위약금 조항도 '계약해지 당시를 기준으로 직전 2년간의 월평균 매출액에 계약 잔여기간 개월 수를 곱한 금액'으로 낮췄다. 일방적인 스케줄 조정 항목에 있어서도 "연예인은 SM의 활동에 대해 언제든지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부당한 요구를 할 때는 거부할 수 있다"고 수정했다. 그러나 SM의 이러한 전향적인 태도에도 불구하고, 수익과 지출에 대한 투명한 공개와 적절한 수익 배분에 있어서는 여전히 개선할 과제들이 남아있다.

또한 SM의 과도한 연습생 시스템이 소속 그룹들의 장기적인 활동을 방해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아무리 SM이라고 해도 동시에 10여 팀 이상을 매니지먼트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신입 아이돌 그룹의 데뷔를 위해서는 기성 그룹들을 정리해야 하는 딜레마가 생겨난다. SM이 취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재계약 시점에서 그룹 멤버들을 선별적으로 정리해 솔로나 연기자로 데뷔시키는 것이다. 말하자면 데뷔 이후 5년 정도를 분기점으로 새로운 팀으로 로테이션시키는 방식 말이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SM의 연예제작 시스템은 일본의 아이돌 그룹 전문 제작사인 '쟈니스'의 경우와 다르게, 한 그룹을 오래 동안 보유하기 어렵다. SM의 지속적인 성공 여부는 투명하고 합리적인 매니지먼트를 유지하면서 현재 보유 중인 그룹들과 새롭게 데뷔를 기다리는 그룹들을 어떻게 잘 공존시키는가에 달려 있다.

▲DSP 미디어의 대표스타 카라. DSP 미디어는 오랜 기간 SM과 라이벌 기획사의 지위를 유지해 왔다. ⓒ뉴시스

토착형 아이돌 그룹 제작소, DSP 엔터테인먼트

SM과 함께 1990년대 아이돌 시대를 열었던 대표적인 연예제작사가 'DSP미디어'(DSP Media: 이하 DSP)이다. 1991년에 '대성기획'이란 이름으로 설립된 DSP는 SM보다 일찍 댄스 그룹 제작에 나섰다. DSP는 서태지와 아이들이 데뷔하기 이전에 한국 대중음악에 댄스 열풍을 일으켰던 그룹 소방차와 1990년대 초 아이돌 그룹으로 인기를 끌었던 잼(ZAM)을 제작했다. 어떻게 보면 DSP가 SM보다 먼저 한국적 아이돌 그룹 제작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

DSP는 초기에는 주로 아이돌 중심의 스타 매니지먼트와 음반제작에 집중하다, 2005년부터는 방송, 영상 분야에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 종합 연예기업으로 성장했다. DSP가 제작한 아이돌 그룹으로는 젝스키스, 핑클, Click B, SS501, 카라, 레인보우 등이 있고, 드라마로는 <마이걸>, <연개소문>, <외과의사 봉달희>, 예능 프로그램으로는 <경제비타민>, <좋은나라 운동본부> 등이 있다.

2000년대 초 아이돌 그룹의 제작이 확산되기 전까지 DSP는 SM과 한국의 아이돌 시장을 양분했다. SM에 H.O.T.가 있다면 DSP에는 젝스키스가 있었고, SM에 S.E.S.가 있다면, DSP에는 핑클이 있었다. 2000년대 초 신화와 클릭비(Click B)의 양강 대결도 볼만했다. 케이팝이 글로벌 열풍을 일으킨 2000년대 후반에도 동방신기 대 SS501, 소녀시대 대 카라라는 두 기획사 사이의 라이벌 구도는 계속되었다. DSP의 연예제작 시스템도 견고한 연습생 그룹들을 보유하고 이들에게 일정기간의 훈련과정을 통해 최적의 멤버들을 조합해 팀을 만드는 것으로 SM과 흡사하다. 다만 SM이 초기부터 일본 진출을 포함해 글로벌 경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과는 달리 DSP는 주로 국내 활동에 집중했고, 중국과 일본 등지에서는 선택적으로 활동을 전개했다. 2010년부터 일본 팝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카라를 제외하고는 SM에 비해 소속 아이돌 그룹의 해외 활동 정도는 떨어진다. 카라는 2011년 일본 음악 시장에서 총 732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일본 가수 전체 매출 순위에서 4위를 차지했다.

DSP는 아이돌 그룹을 제작하는 메이저 연예기획사 중에서 가장 한국적인 댄스 팝을 추구한다. 젝스키스나 카라의 노래를 듣다보면 리듬과 멜로디가 오래전부터 한국의 디스코 클럽에서 들었던 댄스 음악의 스타일에 가장 가깝다. 멜로디가 아주 친숙하고, 리듬도 간결하며, 곡의 구조도 힙합비트나 랩이 많이 가미되지 않고 대중적인 유로 테크노사운드에 가깝다. 소녀시대의 곡과 비교해보면 카라의 곡들은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댄스 비트에 귀에 감기는 멜로디를 갖고 있다. 힙합 리듬이나 랩핑이 거의 없는 것도 두드러진 특징이다. 이는 아마도 DSP 소속 그룹들에게 곡을 제공하는 작곡가들이 대부분 한국 토종 작곡가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DSP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소속 아이돌 그룹들이 친근한 서민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너무 도식적일지는 모르겠지만, SM 소속 아이돌 그룹들이 귀족적이고 댄디한 강남형 스타일이라면 상대적으로 DSP는 서민적이고 편안한 강북형 스타일을 풍긴다. 과거 H.O.T.와 젝스키스, S.E.S.와 핑클의 이미지를 비교해보면 DSP 소속 그룹들이 훨씬 친근하게 다가온다. 현재 케이팝 걸 그룹의 양대 산맥인 소녀시대와 카라를 비교해 봐도 마찬가지다. 소녀시대가 바비인형 스타일의 상류층 아이돌의 이미지라면, 카라는 보다 서민적 정서를 보여준다. 카라의 음악들이 듣기 편하고, 따라 하기 쉬운 클럽형 댄스음악을 추구하고, 이들의 패션 스타일 역시 화려한 것보다는 정감 있는 이미지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DSP의 아이돌 제작 스타일은 SM보다는 토착적인 성향이 강하다.

DSP 역시 SM과 마찬가지로 소속 연예인들과의 계약에 있어서 공정하지 못한 관행을 가지고 있다. DSP 소속 그룹들도 장수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젝스키스, 핑클, SS501이 DSP와의 재계약에 있어서 부정적인 입장을 갖게 된 것도 합리적이지 못한 계약 조건 때문이다. DSP는 SM처럼 계약기간이 10년이 넘는 경우는 없지만, 매출의 투명한 공개와 수익 분배의 공정함에 있어서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2011년 1월 DSP의 간판 아이돌 그룹인 카라의 멤버 일부가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분쟁을 일으키게 된 배경에는 일본 활동의 매출과 정산에 대한 투명한 공개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2012년 현재 DSP 미디어는 설립자 이호연 대표의 건강 문제와 경영상의 문제로 매니지먼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사업 영역을 무리하게 방송, 드라마 외주제작으로 넓히는 바람에 스타 매니지먼트도 타격을 받고 있다. 현재 DSP에 남아 있는 소속 뮤지션은 카라, 선하, 레인보우 등 소수에 불과하다. 카라의 일본 활동 성공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아직 계약 분쟁의 불씨가 남아 있고, 안정적인 재정 투자가 쉽지 않아서 어려운 시절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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