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비리로 검찰 소환 통보를 받은 김학헌 에이스저축은행 회장이 12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9월에는 제일2상호저축은행 정구행 행장이, 지난해 11월에는 토마토2저축은행 차모 상무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저축은행 비리 사태가 확대되면서 빚어진 일들이다.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권익환 부장검사)에 따르면 김 회장은 12일 오전 8시께 서울 반포동 팔래스호텔 객실에서 수면제를 과다 복용한 뒤 쓰러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이미 숨진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진 김 회장은 인근 서울성모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합수단은 김 회장이 전날 밤 잠이 오지 않는다며 집에서 나와 호텔에 투숙했으며, 연락이 되지 않자 행방을 찾아나선 친척이 그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의 유서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그 동안 여러 차례 검찰 소환 통보를 받아왔지만 계속 연기를 요청하다 이날 오전 서초동 서울검찰청사에 출석할 예정이었다.
합수단 관계자는 "작년 연말과 올 초 세 번에 걸쳐 소환 통보를 했는데 집안 사정으로 연기를 요청해서 오늘 나오기로 한 것"이라며 "검찰 소환을 앞두고 부담이 됐을 것 같은데, 유족에게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고양종합터미널 건설사업과 관련해 시행사에 약 6900억 원을 불법대출해 준 혐의를 받고 있었다. 그는 변호인을 통해 "부실대출 사실을 정확히 몰랐다"는 취지의 소명서를 제출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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