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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윤수의 '오랑캐꽃']<348>

외국인 노동자들 중에는 일 잘하는 사람도 있고 못하는 사람도 있다.
일 잘하면 쓰면 되고, 일 못하면 해고하면 된다.
간단하다.
그러나 이 간단한 게 안 되니 문제다.

한국말도 못하고, 목소리도 가늘고, 키도 유난히 작고, 얼굴도 야리야리하니 마치 여자처럼 생긴 베트남 남자가 왔다.
사모님이
"베트남으로 가!"
하며 내쫓았단다.

회사로 전화해보니 사모님 왈,
"일하는 자세가 안 되어 있어요. 다른 베트남 애들의 70프로도 못한다니까요."
"그래서 나가라고 했어요?"
"예."
어이가 없다.
일 못하면 해고하면 되는데, 해고 안하고 왜 그냥 내쫓아?
그냥 내쫓으면 불법체류자가 된다는 걸 모르나?
모를 리 없다.
불법체류자 되라고 일부러 내쫓은 거다.
내 마음이 칼로 찌른 것처럼 아프다.

*미우면 해고하면 그만이다.
아무리 미워도 칼로 찌르면 안 된다.
고의적으로 불법체류자 만들면 그 사람 인생이 망가진다.
칼로 찌르는 것과 뭐가 다른가?

다시 전화를 걸었다.
"해고하실 겁니까? 아니면 일 시킬 겁니까?"
"해고해야죠."
"그럼 사인해주실 거죠?"
"예.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그럼 언제죠?"
"쪼끔 애 좀 먹이고요."

심사가 고약하다.

나는 베트남인에게 가서 일하라고 말했다.
또 내쫓으면 부당해고로 진정해야지, 별 도리 없다.

*미우면 : 사모님이 왜 그만 특별히 미워할까? 사모님은 <일을 못해서>라고 하지만, 진짜 이유는 그가 야간수당과 휴일수당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인 것으로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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