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을 만드는 회사.
주 40시간 사업장이므로 주말엔 쉰다.
주말에 쉬더라도 작년까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주말에도 밥을 주었으니까.
그러나 금년에 들어서면서 사태가 급변했다.
주말엔 밥을 주지 않는다.
회사 입장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일하지 않는 날까지 식당을 운영할 필요는 없으니까.
하지만 끼니를 해결할 수 없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겐 치명적일 수 있다.
어디 가서 밥을 먹는단 말인가?
베트남인 세 명은 밥 문제를 어렵지 않게 해결했다.
셋 중 하나인 기혼자 부부의 자취방에 쌀을 대주고 밥을 해먹으니까.
중국인 하나와 몽골인 하나도 해결한 것 같다.
어떻게 먹는지는 모르지만 일절 말이 없다.
혹시 방에서 몰래 해먹나?
결국 남은 건 태국인 둘 뿐인데, 하나는 여성, 하나는 남자다.
여자는 유일한 동족인 태국 남자와 친하지도 않고 얘기도 안하므로 자세한 속사정은 모른다. 하지만 주말에 무조건 나가므로 해결한 것 같다.
애인 만나 같이 먹나?
진짜 문제는 고지식하고 주변머리 없는 태국 남자다.
기숙사에서는 화재 위험이 있어 취사금지다. 따라서 그가 회사 안에서 *정상적으로 밥을 먹을 방법은 없다.
친구네 회사 식당에 가서 먹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그 회사 사람들이
"너 왜 여기 와서 밥 먹어?"
할까봐 거기도 못 간다.
결국 사먹어야 된다.
하지만 한국 식당이 비싸서 못 사먹는다.
그럼 어떻게 하나?
주말 여섯 끼를 모조리 빵으로 때우기 때문에 배고파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다.
그는 작심하고 사장님에게 두 번 얘기했다.
"이번 달 말까지 밥을 주시든지 회사를 바꿔주세요. 안 그러면 나 미치니까요."
*답은 아직 없다.
*정상적으로 : 비정상적으로는 밥을 먹을 수 있다. 몰래 해먹으면 된다.
*답은 아직 없다 : 답이 있을 리 없지! 사장님이 뭐라고 하겠는가? 일 잘하는 숙련공더러 나가라고 하겠는가? 아니면 취사금지라고 해놓고 밥해먹으라고 하겠는가?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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