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탈핵'으로 가는 독일, '핵폐기물' 처리 골머리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탈핵'으로 가는 독일, '핵폐기물' 처리 골머리

'핵폐기물 열차 온몸 저지' 시위까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탈(脫) 원전'을 선언한 독일이 지난 주말 핵폐기물 수송에 저항하는 시위대들로 몸살을 앓았다. 탈핵 움직임을 주도하는 독일에서 벌어진 핵폐기물 수송 반대 시위는 원전뿐 아니라 핵폐기물 처리 또한 쉬운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또 한 번 드러냈다.

28일(현지시간) <AP>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4시경(한국시간 28일 오후 1시. 이하 현지시간) 11개의 컨테이너에 핵폐기물을 실은 열차가 최종 목적지인 독일 북동부 단렌베르크에 도착했다. 지난 23일 프랑스 북부 발고뉴에서 출발한지 5일 만이다.

1200㎞에 불과한 거리를 달리는데 5일이나 걸린 이유는 끊임없이 이어진 반핵 시위 때문이다. 시위대는 지난 25일 독일-프랑스 국경지역에서 독일 경찰과 충돌을 빚은 후 수일 동안 곳곳에서 기차 선로 위에 드러누우며 열차 운행을 방해했다.

<AFP>에 따르면 27일에도 오전 1시부터 독일 서부 할링헨 지역에서 시위대 5000명(경찰추산 3500명)이 선로를 점거해 열차가 4시간 동안 30㎞밖에 가지 못하는 등 곤욕을 치렀다. 그린피스 회원 등 일부 활동가들은 선로에 쇠사슬로 자신들의 몸을 묶었고 독일 경찰은 약 2만 명의 병력을 열차가 통과하는 선로 곳곳에 배치해 시위대들을 끌어냈다.

▲ 프랑스에서 독일로 향하는 핵폐기물 열차 수송을 저지하기 위해 26일(현지시간) 환경운동단체 그린피스의 회원들이 열차가 통과하게 될 철로에 온몸을 쇠사슬로 묶은 채 엎드리거나 앉아 있다. ⓒAP=연합뉴스

27일 오후 열차가 도착하는 단렌베르크 인근에서도 시위대들이 선로를 점거해 열차는 6시간 동안 발이 묶였다. 특히 이곳에는 독일뿐 아니라 벨기에, 네덜란드,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 2만3000명(경찰 추산 8000명)의 시위대가 몰려들어 긴장을 조성했지만 대부분의 시위는 평화롭게 진행됐다고 <AFP>는 전했다.

일부 시위대들은 경찰과 열차에 연막탄 등을 던지며 대항했으며 경찰도 물대포와 최루가스를 동원해 맞대응했다. 경찰은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총 1300명을 체포했다. 이들 대부분은 유치장에 몇 시간 동안 구금된 뒤 풀려났다. 또 충돌 과정에서 150명의 시위대가 부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에도 프랑스에서 독일로 향하는 핵폐기물 수송 열차를 5만 명의 시위대가 하루 동안 지연시키면서 도착까지 92시간이 걸렸지만 올해 수송 열차는 이 기록을 깼다. 지난해 대규모 시위와 올 후쿠시마 사태 이후 독일 정부는 2022년까지 독일의 17개 원전을 모두 폐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원전 폐쇄와 별개로 원자력 발전의 부산물인 핵폐기물 문제는 탈 원전을 꿈꾸는 독일에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자체적인 핵폐기물 재처리 시설을 갖추지 않은 독일은 그동안 '원전 대국'인 프랑스와 영국 등에 이를 맡겨왔다. 사용한 핵연료를 프랑스나 영국의 재처리 시설로 보낸 뒤 우라늄과 플루토늄 등이 제거된 폐기물을 받아와 영구 저장하는 식이다.

프랑스에서 건너오는 핵폐기물은 이번이 마지막이지만 독일은 2014년에도 영국으로부터 핵폐기물을 돌려받게 된다. 그린피스 등은 이번에 수송된 컨테이너 1대당 후쿠시마 원전의 4배에 달하는 방사능을 뿜어내고 있다며 위험성을 경고했다.

단렌베르크에 도착한 핵폐기물은 트럭에 실려 20㎞ 떨어진 고르레벤의 핵폐기물 저장시설로 옮겨질 예정이지만 이 시설을 둘러싼 논란도 확대되고 있다. 독일 정부는 고르레벤 저장고가 임시 저장소일 뿐이라고 밝혔지만 핵폐기물 영구 저장소를 어디에 지을지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이 때문에 시위대들은 고르레벤 저장고가 영구 저장소로 바뀔 수 있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들은 소금광산이 있었던 고르레벤 지방의 토양에 함유된 염분이 핵폐기불 격납용기를 약화시킬 수 있고, 이미 고르레벤 지방의 방사능 노출량이 허용치를 넘어섰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