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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 그룹 vs 마약 갱단 '전면전'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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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 그룹 vs 마약 갱단 '전면전' 선포

멕시코 갱단, SNS를 표적으로 지목

한 해커그룹이 멕시코 마약 갱단에 납치된 자신들의 동료를 풀어주지 않으면 마약 카르텔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이 해커그룹은 유튜브에 올린 비디오에서 "납치와 절도, 강도짓을 저지르는 범죄그룹 세타스에게 진절머리가 난다"며 "멕시코 베라쿠르즈에서 해커그룹 멤버 중 하나를 납치한 것은 큰 실수를 저지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경고를 보낸 로스 세타스(Los Zetas)는 멕시코 7대 마약 카르텔 중 하나다.

동영상에는 해커그룹 아너니머스(Anonymous) 등이 즐겨 사용하는 가면을 쓴 인물이 등장하며 스페인어로 자신들이 마약 카르텔을 돕는 멕시코 경찰과 기자, 택시 기사 등을 알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세타스가 동료를 풀어주지 않으면 경찰, 기자 등의 사진과 신상정보를 공개하겠다고 경고했다. 멕시코 사법당국은 이 동영상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동영상은 'MrAnonymousguyfawkes'라는 아이디로 지난달 6일 업로드됐으며 싱크탱크 '스트래트포'에 의해 최근에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BBC>는 해당 아이디를 통해 접촉을 시도했지만 응답이 없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 동영상에서 해커그룹이 경고한 내용이 사실이라면 '마약과의 전쟁'으로 수년간 수많은 사상자를 낸 멕시코에서 또 다른 참극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은 지난 2006년부터 마약 조직을 소탕하겠다고 밝힌 후 갱단들과 물리적 충돌을 빚어왔으며 이 과정에서 5년간 4만3000명에 이르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 지난달 14일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벌어진 시위에서 한 멕시코 여성이 갱단에 의해 실종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족의 사진을 들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이러한 희생에도 불구하고 멕시코 마약 카르텔이 워낙 광범위해 경찰이 부족한 일부 도시는 치안 공백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마약 카르텔의 실상을 밝히려는 멕시코 언론인들도 지난 5년간 갱단에게 70명이나 살해당하면서 표현의 자유마저 위축되고 있다. 국제언론 감시단체 '프리덤 하우스'는 지난 5월 '2011년 언론자유 보고서'에서 멕시코의 언론자유를 '부분적 자유국'(partly free)에서 '비자유국'(not free)으로 강등했다.

또 새로운 소통 창구로 등장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역시 갱단의 표적이 된 상태다. 지난달에는 멕시코 SNS '누에보 라레도 엔 비보'에 마약 거래의 실상에 관한 글을 올린 마리솔 마시아스 카스타녜다라는 여성 기자가 세타스에 의해 목이 잘린 채 발견됐다. 이에 앞서 세타스는 다른 SNS 사이트에 마약 범죄와 관련된 글을 올린 두 명의 남녀를 살해하고 "인터넷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올리지 말라"는 협박이 담긴 팻말을 시신 옆에 두기도 했다.

'마약과의 전쟁' 희생자 중 아동과 청소년 희생자가 1300여 명에 달해 정부의 무력 사용만이 해결책이 아니라는 반발도 심해진 상태다. 멕시코 시인 하비에르 시실리아는 지난 3월 갱단에 아들을 잃은 후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으로 폭력과 인명피해를 부추기고 있다며 정책 전환을 촉구하는 평화 행진 운동을 벌여오고 있다.

지난달 15일 멕시코에서도 열린 월가 동조시위에 참석한 멕시코 시민단체 활동가들과 지식인들은 칼데론 대통령이 마약 갱단과의 전쟁을 명분으로 정부의 군사화 전략을 추구해 많은 희생을 불렀다며 그를 반인륜범죄행위로 국제사법재판소(ICC)에 제소하기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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