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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망초

[한윤수의 '오랑캐꽃']<436>

캄보디아 통역 생호르가 임신했을 때다.
입덧이 심해 출근도 못하고 문자만 보낼 때
나는 그녀를 안심시킬 목적으로 전화를 걸었다.
"발안은 잊어요."

왜 특별히 그녀에게 신경을 썼냐 하면
3년 동안 수태가 안 돼 속을 끓이다가 기적적으로 임신했기 때문이다.
얼마나 기다리던 아기였던가!

그 생호르가 7개월 후 문자를 보내왔다.

안녕하세요. 그 동안 잘 지내셨죠?
전 아기 낳았어요^^*


그리고 이 사진을 보내왔다.

ⓒ한윤수
이제 열 달 전 발안을 잊으라고 한 말을 취소한다.
오히려 잊지 말라고 하고 싶다.

빨리 아기 키워놓고 다시 나오기 바란다.
통역이 없어 캄보디아인들이 무지하게 고생하기 때문이다.

어린이집에 보내려면
3년은 걸리겠지?

그 뒤에는 진짜로 나와야 한다.
이곳을 절대로 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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