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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시위대 "잡스는 '탐욕의 1%' 아닌 '선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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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시위대 "잡스는 '탐욕의 1%' 아닌 '선구자'"

잡스 '기부 인색' 논란…U2 보노 "에이즈 퇴치에 수천만 달러 냈다"

지난 5일 사망한 스티브 잡스는 기부에 인색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사망 이후 그의 생애에 대한 평가가 시작되면서 사회적 책임에 충실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일고 있지만 잡스를 옹호하는 이들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워싱턴포스트>는 7일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억만장자 중 하나인 스티브 잡스가 자선 사업에서는 이렇다 할 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잡스는 그와 비슷한 IT 업계의 억만장자들의 벌이는 자선사업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나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설립자는 재산의 최소 절반을 자선단체에 기부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기빙 플레지(Giving Pledge)'에 가입했지만 잡스는 가입을 거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디애나대학 자선센터가 집계하는 100만 달러 이상 기부자 명단에도 잡스는 없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8월 잡스의 기부 문제를 주제로 한 칼럼에서 그가 약 83억 달러에 이르는 재산을 가지고 있지만 자선 기금을 냈다는 공개적인 기록은 없으며, 그의 이름이 들어간 병원이나 대학 건물도 없다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자선활동 전문지 <크로니클 오브 필랜스로피>의 칼럼니스트 빈센트 슈텔레도 많은 혁신기업들이 저마다 특징을 살려 사회공헌 방안을 내놓았지만 애플의 경우는 다소 실망스러웠다고 꼬집기도 했다.

잡스는 1997년 기울어가던 애플의 경영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기부 활동을 모두 중단시켰다. 2000년대 들어서도 애플이 큰 성장을 했지만 자선사업에는 인색하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지난 8월 잡스의 사임으로 최고경영자 자리를 물려받은 팀 쿡은 이같은 비난을 의식하고 지난달 애플 직원들이 비영리단체에 기부할 경우 연간 1만 달러 범위 내에서 회사도 같은 액수를 기부하는 자선 사업을 시작했다.

▲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애플 본사 앞에 지난 5일 사망한 스티브 잡스를 추모하는 꽃들이 놓여져 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잡스의 옹호자들은 공개적인 기부가 없었다는 이유로 자선사업에 인색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주장을 폈다고 신문은 전했다.

록밴드 'U2'의 보컬 겸 사회활동가인 보노는 애플이 아프리카 에이즈 퇴치 운동에 수천만 달러를 기부해 200만 명 이상의 아프리카 사람들이 에이즈 검사 및 치료와 상담을 받았다고 밝혔다.

보노는 애플의 참여를 보고 다른 기업들도 같은 자선사업에 나섰다면서 잡스가 너무 바빠서 자선 활동에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이지 기부 자체에 대한 생각이 없어서가 아니라고 옹호했다.

공개적으로 알려진 잡스의 자선사업은 1985년 애플에서 쫓겨난 후 설립한 '스티브 잡스 재단'이 거의 유일하다. 잡스는 자신의 재단이 채식 운동 등에 집중하기를 원했지만, 재단 운영을 위해 영입한 마크 버밀리온은 사회적 기업 활동에 더 관심이 많았다. 잡스는 얼마 뒤 컴퓨터 기업 '넥스트(NeXT)'를 세우고 재단을 없애버렸다.

버밀리온은 "잡스에게 (재단에)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한다고 했지만 그는 '지금은 안 된다'라고 말했다"라며 "난 잡스를 비난하지 않는다. 난 그에게 내 아이디어를 좀 더 설명했거나, 그의 생각을 받아들여야 했었다"라고 말했다.

버밀리온은 잡스가 좀 더 오래 살았으면 더 많은 기부를 했을 거라면서도 잡스는 완벽주의자이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잡스에게 쏟아지는 비난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그는 (그 시간에) 매우 놀라운 제품을 만들어 내 사회와 문화에 공헌한 것"이라고 말했다.

잡스의 부인 로렌 파웰 잡스도 공개적인 활동은 거의 하지 않았지만 활발한 기부 활동을 벌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로렌은 빈곤층 자녀의 대학 진학을 돕기 위한 지원활동 및 사회개혁 운동, 전 세계의 여성의 교육 개선을 위한 모금 활동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한편, <AP>는 이날 경제위기의 주범으로 사회적 책임을 회피해 온 억만장자들을 꼽던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시위대들도 잡스의 사망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올해 '아랍의 봄'에서부터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시위까지 시위대들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을 이용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접속해 시위 소식을 전했지만, 잡스 자신은 시위대가 비판하는 사회의 '1%'에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통신은 시위대들에게 이에 대한 혼란은 없었다고 전했다. 도린 카를스토라는 시위 참자가는 통신에 잡스는 다른 '1%'처럼 돈벌이를 위해 인류의 미래를 무시하지 않았다며 대신 사람들이 더 쉽게 소통하고 메시지를 공유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시위 참가자들이 잡스를 '지도자, 선구자'로 여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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