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품 기업 피죤의 창업주 이윤재 회장이 5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이은욱 전 피죤 사장을 폭행하도록 지시했다는 혐의 때문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 회장은 광주의 폭력조직 '무등산파' 관계자에게 약 3억 원을 주고 폭행을 청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과 폭력조직을 연결해준 피죤 이사 김 모 씨는 지난달 29일 구속됐다. 이런 사건의 배경에는 창업주인 가족과 전문경영인 사이의 갈등이 있다.
이 회장의 딸 이주연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난 2007년부터 피죤은 전문경영인들을 영입했지만, 대부분 금세 회사를 떠났다. 지난달 5일 폭력배로부터 폭행을 당했던 이은욱 전 사장은 유한킴벌리 임원 출신으로 올해 2월 피죤 사장으로 영입돼다. 하지만 그는 불과 4개월 만인 지난 6월 해임됐다.
이 과정에서 이 전 사장 측은 피죤 회장 일가가 분식회계 등을 통해 회사의 돈을 불법적으로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또 회장 일가가 회사 안에서 전횡을 하면서 직원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등 반(反)인권적인 행각을 벌여왔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 전 사장 측이 회장 일가의 비리 의혹을 문제삼자, 피죤 직원 100여 명이 이 전 사장의 집 앞에서 시위를 하기도 했다.
경찰의 수사가 본격화한 지난달 29일, 이 회장은 지병을 이유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 경찰은 다음날인 30일 이 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영장을 기각했고, 이 회장이 경찰의 소환 조사에 응하는 방식으로 조사를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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