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 여학생을 집단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고려대 의대생 3명에게 검찰이 각각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이들 피고인 3명은 지난 5월 21일 오후 11시40분께 경기 가평 한 민박집에서 술에 취해 잠든 동기 여학생의 옷을 벗긴 후 추행하고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배준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피고인 3명 가운데 2명은 혐의를 인정하고 용서를 구했지만, 나머지 한 명은 기존 입장대로 혐의를 부인했다. 혐의를 부인한 배 모 씨는 이날 법정에서 "(성추행 사건 당시) 피해자의 상의가 올라가 있어 속옷을 원래대로 내려줬고, 새벽에는 피해자보다 먼저 잠이 들어 늦게 깼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피해자의 주장과 배치된다. 피해자는 지난 2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배 씨의 주장을 반박했었다. 피해자는 사건 발생 직후 배 씨가 "미안하다. 후회하고 있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배 씨 스스로 가해 사실을 인정했다는 게다. 이어 피해자는 "나머지 두 명은 사진하고 타액 DNA가 나와서 확실한 물증이 있는데 부인하고 있는 학생의 경우에는 제가 기억하는 것과 진술 자료들 밖에 없기 때문에 어떻게해서든지 부인하려고 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었다.
한편,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을 기존 특수강제추행 혐의에서 심신상실 상태에서의 추행을 뜻하는 특수준강제추행으로 바꾸겠다는 요청을 했고 재판부는 변호인 측의 동의를 받아 이를 허가했다. 특수강제추행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해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반면, 새로 적용될 특수준강제추행죄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해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 사건의 선고공판은 이달 30일 오전 같은 법원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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