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가경쟁력 평가 순위가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142개 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평가 순위는 노무현 정부 마지막 해인 2007년에 11위를 기록한 게 정점이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2008년부터는 수직 하락하는 추세다. 2008년 13위, 2009년 19위, 지난해 22위로 떨어진 데 이어 올해는 24위를 기록했다. 유난히 '경쟁력'을 강조하며 집권한 현 정부로서는 아픈 대목이다.
3개 대부문, 12개 세부평가 부문, 111개 지표로 구성된 WEF 평가 가운데 12개 세부 분야를 보면 인프라 부문이 작년 18위에서 올해 9위로, 보건 및 초등교육 부문이 21위에서 15위로 상승한 반면 제도적 요인 부문은 62위에서 65위로 3단계 밀렸다.
특히 제도적 요인의 지표 중 정책결정의 투명성(111→128위), 정치인에 대한 공공의 신뢰(105→111위), 정부규제 부담(108→117위), 공무원의 의사결정의 편파성(84→94위) 등 정부경쟁력이 크게 퇴조했다.
이와 더불어 환경 관련 지표 역시 최악을 기록했다. 일본의 아사히글라스 재단은 세계 각국 정부와 환경 전문가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환경위기시계'라는 방식으로 발표한다. 시계 바늘이 많이 움직일 수록 환경 상황이 절망적이라는 뜻이다. 한국은 9시 59분을 기록했다. 한국이 조사 대상에 처음으로 포함된 2005년 이후 최악의 기록이다. 종전 가장 나빴던 기록은 2009년의 9시51분이었다. 올해 세계 전체의 '환경위기시계'가 가리킨 시각은 9시 1분이다. 한국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한참 못미친다는 뜻이다.
"세계가 나를 녹색성장의 아버지라고 한다"라던 이명박 대통령으로서는 민망스런 성적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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