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방 찾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방 찾기

[한윤수의 '오랑캐꽃']<419>

타지에 있는 통역을 모셔오기 위해서는 방을 구해줘야 한다.
외국여성 혼자서 방을 구한다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스스로 방 찾기에 나섰던 그녀는 한나절도 안 돼 포기했다.
"발안에는 방이 없어요."

없긴 왜 없어!
나는 발안의 인맥을 총동원하고,
쉬는 날 하루 다리품을 팔아서 방 세 개를 물색해 놓았다.
싼 방, 편리한 방, 중간치.

1. 싼 방
농가를 개조한 원룸.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15만원. 장점은 싸다는 거. 그러나 10킬로쯤 떨어진 곳이라 버스비가 드는 걸 생각하면 월세 20만원과 맞먹는다. 더구나 버스에서 내려 후미진 길을 10분 정도 걸어야 하므로 밤늦게 귀가할 때 불안하다. 환경도 좋지 않다. 집 앞 도로에서 재활용품을 분류하는지 마치 쓰레기장 같다.

2. 편리한 방
발안 근처 향남지구의 고시텔. 보증금 300만 원에 월세 30만원. 장점은 풀 옵션으로 침대, 냉장고, TV, 컴퓨터 등이 갖춰져 편리하다. 또 20분 정도 걸으면 되니까 버스비가 안 든다. 단점은 너무 비좁고 비싸다는 것. 더구나 싱크대라는 게 컴퓨터 책상까지 겸하고 있어서 취사가 쉽지 않다. 베트남 사람은 잔뜩 늘어놓고 요리를 해먹어야 하는데 못해먹게 생겼다.

3. 중간치
발안 변두리 연립주택의 반 지하. 보증금 200만 원에 월세 20만원. 장점은 15분 정도 대로변을 걸으면 되니까 버스비가 안 들고 안전에도 문제가 없다. 싱크대 화장실 샤워가 완벽하다. 단점은 지하라 습기가 차기 쉽다. 하지만 올해 그 많은 비가 왔어도 곰팡이 냄새가 안 난다. 요리해먹기 좋고 방이 넓다. 무엇보다 안전하다.

세 방을 보여주자 그녀는 예상대로
1번에서 실망하고, 2번에서 경악하고, 3번에서 안도했다.
3번과 계약했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다.

통역 확실히 구했다.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홈페이지 바로가기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