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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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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온 편지

[한윤수의 '오랑캐꽃']<413>

요안이 떠났다.
4년 동안 통역 일을 해주고서.

남편이 *박사 학위를 따자마자 같이 귀국한 것이다.
아쉽다.
사람이 참 진국이었는데.

내가 마지막으로 해준 말은
"나중에 주한 베트남 대사로 오세요."
였다.
그녀는 그럴만한 자격이 있다.
베트남인과 한국인의 애환을 다 아니까.

떠난 지 이틀 만에 이메일이 왔다.

안녕하세요. 요안이에요

저는 베트남에 잘 왔고 지금 붕따우에 있어요.
날씨가 좀 덥네요.

애기를 봤어요. 처음에 애기는 엄마를 피했어요. 그런데 지금 애기는 엄마를 알아봤고, 엄마랑 잘 놀아서 정말 행복해요.

이번 주에 해야 되는 게 많아요. 오토바이를 타는 걸 연습해야 되고,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을 만나봐야 되고,
일자리를 알아봐야 돼요.

베트남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어서 좋아요.
그런데 물가는 또 너무 많이 올랐어요.

밤잠을 자기 전에 한국생활에 대해서 생각이 나요.
기쁘고, 힘들고, 행복하고, 외로운 경험을 많이 했어요.

센터에서 일을 한 날들에 대해서 생각이 많이 나요.
센터에서 일을 하게 되어서 저의 한국생활이 더 즐겁고 더 의미가 있어요.

마음이 항상 따뜻한 목사님에 대해서도 생각나요.

보고 싶어요.
그리고 정말 고맙게 생각해요.

항상 건강하게 잘 지내시고
안녕히 계세요.

요안 드림.

내가 이 편지를 받고서 안 것은
베트남 사람이 귀국하면
1. 제가 낳은 자식과 사귀고
2. 오토바이를 연습하며
3. 일자리를 구한다는 점이다.

부디 잘 살기 바란다.

*박사 학위 : 요안의 남편은 베트남인으로 한국으로 유학 와서 성균관대학교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 요안. ⓒ한윤수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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