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룰즈섹은 현지시각 24일 파일공유 웹사이트 '파이어리츠 베이(Pirate Bay)'에 올린 글에서 "인터넷 광란을 끝내고 먼 곳으로 항해를 떠나야 한다"라고 밝혔다.
룰즈섹은 "우리는 50일 전 인터넷이라는 불안하고 잔인한 바다에 초라한 배를 띄웠다"며 "50일 동안 기업과 정부, 때로는 일반인까지 가능한 모든 곳을 훼방 놓고 정보를 노출한 건 단지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글 말미에 "우리는 '반보안(Antisec)' 운동을 믿는다"며 "이 운동이 우리 없이도 혁명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중단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이들이 글에 첨부한 파일에는 미국의 통신회사 AT&T의 내부 자료와 미 연방수사국(FBI) 문서 같은 민감한 자료가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룰즈섹은 트위터를 통해서도 다른 해커들을 향해 정부 기관 등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말라고 밝히면서 '어나너머스(Anonymous)'와 같은 다른 해커집단의 활동에 관여할 뜻을 시사했다.
▲ 해커집단 '룰즈섹'이 24일 파일공유 사이트 '파이어리츠 베이'에 올린 활동 종료 선언. ⓒ'파이어리츠 베이' 캡처 |
종횡무진 활약에도 정체는 오리무중
룰즈섹은 지난 13일 미 상원 홈페이지를 침입해 빼돌린 자료를 공개하고 15일에는 미 중앙정보국(CIA) 웹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면서 소식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들은 소니와 닌텐도 등 게임 업체를 비롯해 미 공영방송 <PBS>, 미 연방수사국 협력업체의 전산망까지 해킹했다고 주장했다. 23일에는 애리조나 안전부의 문서를 빼돌려 홈페이지(Lulzsecurity.com)에 링크를 걸어놓았다.
룰즈섹의 활동에 자극이라도 받은 듯 다른 해커들의 공격도 잇따랐다. 17일에는 일본 비디오 게임업체 세가의 고객 130만 명의 이메일 주소와 생년월일 등이 해킹당해 공개됐다.
룰즈섹이 아리조나 안전부 해킹 이유를 이민법에 대한 항의라고 밝힌 것처럼 다른 해커들의 공격도 정치적 색채를 띈 경우가 많다. 이라크 전쟁을 반대한다는 '팀 포이즌(TeamPoison)'이라는 해커 단체는 25일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의 개인 연락처 명부를 해킹해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해 위키리크스에 대한 서비스를 중지한 비자, 마스터카드, 페이팔 등을 공격했던 어나니머스도 지난 16일 말레이시아 정부의 위키리크스 검열에 항의해 정부 홈페이지 41개를 해킹했다. 룰즈섹과 어나니머스는 20일 공동으로 영국 중대조직범죄청(SOCA) 웹사이트를 마비시키기도 했다. 저작권 문제로 유튜브에 일부 뮤직비디오 제공을 중지한 독일 저작권 보호단체도 어나니머스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종횡무진에도 해커들의 특성상 정체는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외신들은 그 동안 어나너머스에서 나온 6명의 해커가 룰즈섹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고, 이들의 목적은 정부나 기업에 대한 조롱이라고 보도해 왔다. 룰즈(lulz)란 인터넷에서 누군가를 조롱할 때 쓰는 용어다.
지난 21일에는 영국 경찰이 룰즈섹 사건의 용의자로 라이언 클래리(Ryan Cleary)라는 10대 남성을 체포했지만 룰즈섹의 일원이라고 주장하는 한 해커는 24일 <AP>와의 온라인 인터뷰를 통해 그가 단순한 팬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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