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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계 요구하는 상사, 성희롱 고객…그녀들이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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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계 요구하는 상사, 성희롱 고객…그녀들이 뭉쳤다"

[현장] '3.8 여성의 날' 103주년 맞아 여성대회 열려

'3.8 여성의 날' 103주년을 맞아 5일 시청광장에서 노동·여성단체 등이 주관한 여성대회가 열렸다. 이날 대회에서는 비정규직 등 불안정 고용에 가장 많이 노출된 채 일상적인 차별과 성희롱에 시달리는 이들이 모여 노동과 삶의 권리를 외쳤다.

이날 대회에서는 차별과 부당노동행위에 맞서 싸우는 이들의 사연 및 보육·성소수자 문제 등 다양한 주제가 소개됐다. 여성 노동자의 애환을 다룬 단막극과 퍼포먼스로 흥겹게 시작된 대회는 사업장에서 싸움을 벌여나가는 노동자들의 증언이 시작되자 곧 숙연해졌다.

국민체육공단에서 비정규직 경마장 발매원으로 일해 온 김성금 씨는 "돈을 잃은 고객들이 욕설과 폭언을 퍼붓고, 여자 손을 만져야 돈을 딴다고 창구에 손을 집어넣거나 남성 성기가 그려진 그림을 보여줬다"며 "고객의 욕설과 성희롱을 막아달라고 회사에 요구했지만 결국 해고당했고 그 순간에는 여성이라는 사실이 정말 싫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국민체육공단비정규지부는 5달째 길거리에서 복직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컴퓨터 제조업체 주연테크를 상대로 농성 중인 곽은주 주연테크노조 지회장은 "30~40대 여성들이 한 달에 70만 원 받고, 반말로 지시받다 항의하면 임금이 깎이거나 잘리곤 했다"며 "집에서는 아내, 엄마로 살아왔던 이들이 사람으로 인정받지 못해 노조를 만들었지만 돌아온 건 구조조정과 해고였다"고 말했다.

▲ 한 반올림 회원이 백혈병 노동자를 상징하는 방진복을 입고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프레시안(김봉규)
여성 노동의 고단함은 사회에 발을 막 디딘 이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의 공유정옥 산업의학전문의는 "충남 천안·아산의 삼성전자 공장에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돈을 벌려고 입사한 젊은 여성들이 유해물질 때문에 생리가 끊기고 암에 걸려 퇴사하거나 죽어가고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노동조합을 만들어야 하지만 무노조 경영을 고수하는 삼성에 맞서 3년째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은희 전국공무원노조 여성위원장은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성관계를 요구하는 직장 상사를 보고했다가 해고당한 여성 노동자, 보건 휴가를 쓰려고 하면 월경을 증명하라고 하는 회사, 26살의 젊은 여성 공무원이 겪은 술자리에서의 강제 추행…이러한 일들이 반(反)성폭력을 왜 계속 이야기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이유"라고 말했다.

대회에 참석한 이들은 결의문에서 △저임금·불안정 일자리 반대, 노동기본권 및 생활임금 쟁취 △여성 비정규직 일자리 늘리는 국가고용전략 거부 △ 돌봄노동에 대한 사회적 책임 강화 △교육 및 보육 공공성 강화 없는 저출산 대책 반대 △차별금지법 제정 등 9대 요구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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