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 드라마에서나 보던 일이 현실에서 벌어졌다.
한 중견 그룹 회장의 맏며느리인 이 모 씨는 시동생 등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던 남편이 영 미덥지 않았다. 회장인 시아버지의 신임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봤던 게다.
그래서 이 씨는 지난 2009년 10월 평소 알고 지내던 모 세무회계법인 사무장 백 모 씨를 찾았다. 심부름센터를 통해 손아래 동서와 시매부(시누이 남편)가 가입한 인터넷사이트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내기 위해서였다. 물론 불법적인 행동이다.
또 이 씨는 동서 등이 거래하는 은행에서 예금 잔액 등 금융거래정보를 빼내기도 했다.
모두, 남편과 경쟁관계인 시동생의 불륜 정보를 얻기위해 저지른 일이다. 사생활 문제, 개인 비리 등을 찾아내서 시아버지에게 알리면, 남편이 경영권 경쟁에서 유리해지리라고 봤던 것.
드라마에서라면, 이 씨가 찾아낸 정보는 집안에서 평지풍파를 일으키며 이야기를 새로운 국면으로 이끈다. 하지만 현실은 묘하게 흘러갔다.
이 씨가 의뢰한 일을 처리했던 심부름센터가 새로운 주인공이었다. 이 씨는 심부름센터의 일처리가 미흡하다며 환불을 요구했다. 그러자 심부름센터는 이런 사실을 이 씨의 시매부에게 알렸다. 시매부는 다시 그룹 회장인 시아버지에게 알렸고, 결국 시아버지는 이 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그리고 검찰은 7일 이 씨를 정보통신망 침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타인의 인터넷 개인정보를 유출한 심부름센터 대표 김 모 씨와 백 씨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명의자의 동의 없이 금융거래정보를 넘긴 은행 직원 원 모 씨는 금융실명제법 위반으로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씨는 애초 심부름센터에 동서 등의 사생활을 들춰내 알려달라고 했으나 원했던 정보를 얻지 못하자 이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개인정보를 넘겨받았다.
한편, 이런 사연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내용이 너무 자극적이라는 비판을 받는 MBC 드라마 <욕망의 불꽃> 속 내용과 닮았다는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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