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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번엔 '통큰 아웃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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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번엔 '통큰 아웃렛'?

이천시상인연합회 "이제는 농촌 소도시까지 침탈하나"

롯데 그룹이 최근 '통큰 치킨'을 내놓은 데 이어 이번에는 중소도시인 경기도 이천시에 '프리미엄 아웃렛'을 건립할 예정이다. 이천 주변 상인들은 당장 반발하고 나섰다.

이천시상인연합회는 12일 서울시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는 패션 아웃렛으로 농촌 영세자영업을 파멸로 몰고 있다"며 "통큰 치킨에 이어 이제는 통큰 아웃렛이냐"고 거세게 비판했다.

▲ 이천시에서 옷가게를 하는 상인들이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앞에서 '통큰 아웃렛은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롯데 측은 지난 9일 "이천에 79만7000㎡의 패션물류단지를 조성하려는 한국패션유통물류로부터 7만7000㎡ 부지를 사들였다"며 "2013년까지 아웃렛을 완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천시상인연합회는 "패션 아웃렛을 만들려면 서울이나 대도시에다 할 것이지 왜 인구 20만인 지방 중소도시 이천에 만들려고 하는가"라며 "대기업이 엄청난 자금력과 마케팅 기법으로 지역에 들어오면 영세한 지역 상권은 그대로 망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롯데 아웃렛이 들어서는 데 반대해 이천시상인연합회에 가입한 점포는 758개다. 이천에서 23년간 옷가게를 했던 조철현 씨는 "이천, 광주, 여주 등 주변 옷가게만 해도 1500~1600개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씨는 "패션 아웃렛에는 옷가게뿐 아니라 완구점·식료품·홈쇼핑·외식업체 등이 들어선다"며 "이렇게 되면 이천뿐만 아니라 차로 20분이면 올 수 있는 여주, 광주 상권까지 전부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개발 불가능한 땅 규제 풀어 땅투기…롯데는 손 안 대고 코 푸는 격"

이천시상인연합회는 롯데 측이 아웃렛 부지를 사들인 과정에서 특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롯데가 사들인 땅은 원래 '공익용 보전산지'와 '절대 농지'여서 개발할 수 없게 돼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산림청과 농림수산부 등은 이 부지 일대를 패션물류단지로 용도를 변경할 수 있도록 허가를 내줬다.

조 씨는 "한국패션유통물류주식회사는 개발 불가능한 땅을 담보로 은행에 230억 원을 빌렸다"며 "그렇게 빌린 돈으로 땅 3.3㎡당 7만 원에 사서 롯데에 260만 원에 되판다"고 비판했다.

그 결과 한국패션유통물류는 이천시청, 경기도청, 산림청, 농림수산부 등에 '토지 용도변경 허가'를 받는 대가로 37배 가까운 이익을 남기는 셈이다. 롯데는 '손 안 대고 코 푸는 격'으로 한국패션유통물류주식회사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는 게 상인들의 설명이다.

이러한 상인들의 반발에 대해 조병돈 이천시장은 지난달 1일 "패션 물류단지 개발 업체 측이 추진하는 24만여 평 부지 가운데, 패션아웃렛 부지 3만여 평을 그 어떤 대기업에 파는 것도 반대하겠다"고 상인들과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상인들은 "조병돈 시장의 말을 믿을 수 없다"며 하나같이 고개를 저었다. 조 시장의 엄호 없이는 '개발할 수 없는 땅'의 용도를 변경하기란 불가능했으리라는 것이다.

이천 일대 상인들은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천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이해천 씨는 "지방에는 집안 식구와 손자들까지 먹여살려야 하는 생계형 자영업자가 많다"고 말했다. 이 씨는 "자영업자들은 이미 나이가 들어차 장사를 하다가 망하면 다른 데 취직하기 힘들다"며 "나같은 지역토착민은 죽으나 사나 여기서 살아야 하는데 이제 어디로 가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대형 백화점이 잇따라 사업 다각화 계획을 내놓으면서 '대형백화점의 소도시 상권 침해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롯데백화점은 "2013년까지 아웃렛 11개를 새로 열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어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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