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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 급락…주가 '100만원'은 당분간 힘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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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 급락…주가 '100만원'은 당분간 힘들 듯

1년 성적표는 사상 최고…주가는 하락세

삼성전자가 거둔 실적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쳤다. 투자자들의 반응은 예민했다. '100만 원'을 코 앞에 뒀던 주가는 92만 원대로 내려앉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10~12월)에 국내외 사업장을 합한 연결기준으로 매출 41조 원, 영업이익 3조 원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전년(2009년) 같은 시기와 비교하면 4.5% 늘어난 매출이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12.8% 하락했다. 전 분기(2010년 3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8.3% 떨어졌다.

최근 들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떨어졌으리라는 점은 누구나 예상했었다. 그러나 그 폭이 예상보다 크다. 증권가에선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을 3조1000억~3조6000억 원 정도로 전망해 왔다. 예상보다 1000~6000억 원 적은 영업이익을 낸 셈이다.

'3개월(분기)'가 아니라 '1년'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역시 좋은 성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153조7600억 원, 영업이익은 17조280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규모다. 전년(2009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12.8%, 영업이익은 58.1% 증가했다. 국내 기업이 매출 150조 원, 영업이익 15조 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주목한 것은 '1년' 성적표가 아닌 '3개월' 성적표였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 주식은 전날보다 9000원(0.97%) 내린 92만1000원에 마감했다. 장중 91만4000원까지 내렸다.

지난해 4분기의 부진한 실적은 반도체 및 LCD 가격 하락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 분야의 실적 부진을 메워서 1년 성적표를 화려하게 꾸민 것은 '갤럭시S'로 대표되는 정보통신 부문의 성과다. 한마디로 삼성전자는 반도체 및 LCD에서 잃고, 휴대폰에서 벌었다.

삼성전자의 돈줄 노릇을 해 왔던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저조한 성적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그건 알 수 없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그러나 삼성전자 주변 사람들은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 기색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은 삼성전자에만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경쟁 업체에도 똑같이 불리하다. 그리고 이런 조건에선 가장 강한 회사가 유리해진다. 경쟁 업체가 도태되면,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점유율을 오히려 높일 수 있는 기회다. 이렇게 되면, 훗날 반도체 가격이 다시 오를 때 훨씬 큰 이익을 낼 수 있다. 게임이론에 나오는 '치킨게임'과 닮았다.

그래서인지 삼성전자 최지성 부회장은 느긋한 표정이다. 최 부회장은 5일(미국시각) "삼성전자가 세계 전자업계 최초로 수년 내에 연간 매출 2천억 달러(약 225조원)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성미 급한 투자자들이 최 부회장의 자신감에 얼마나 관심을 둘지는 미지수다. 국내 최고 기업이 시장의 예상에 못미치는 성과를 냈다는 점은, 잔뜩 달아오른 주식시장에서 단기 조정의 계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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