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공조 이후 부쩍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수준 수위를 높이고 있는 미국 의회가 한국에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입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한미FTA 재협상 시한을 가을 이전으로 잡았다.
4일(현지시간) 한미FTA 비준 핵심 상임위원회인 미 상원 재무위원회의 맥스 보커스(민주당, 몬태나주) 위원장은 미 상원 농림식량위 청문회에 참석해 "나쁜 협정을 하기보다는 협정을 하지 않는 편이 낫다"며 "(모든 월령과 모든 부위의 쇠고기에 대해 한국이 시장을 개방하지 않는다면) 내가 왜 한미FTA에 대한 청문회 일정을 잡아야 하느냐"고 말했다.
몬태나주는 미국의 대표적인 '비프벨트(쇠고기 생산지)'다. 보커스 위원장은 그간 쇠고기 시장 개방 문제를 한미FTA와 연계한 대표적 FTA 수정론자다.
보커스 위원장은 또 한국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시장점유율이 줄어들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있지만 아직 그에 따르는 결과를 듣지 못했다"며 이날 출석한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힐난했다.
이에 대해 커크 대표는 "국제수역사무국의 검역기준에 부합하는 쇠고기가 제한없이 수출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이는 한미FTA의 2가지 핵심쟁점 중 하나"라고 답했다. 한국 쇠고기 시장문을 더욱 열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셈이다.
이날 청문회에 앞서 미 상원은 지난 5월 한국이 30개월령 미만의 미국산 쇠고기만을 수입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쇠고기 시장 완전개방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미국 백악관도 점차 압박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3일 정례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무역이 모든 미국민을 위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고 믿고 있다"며 "대통령이 올 가을 한국을 방문하기 전에 자동차와 쇠고기 업계가 납득할 만한 합의안을 제시하겠다고 약속하고, 기존 FTA 합의를 그대로 가져가지 않겠다고 맹세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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