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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펑펑' 쓰는 유기농업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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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펑펑' 쓰는 유기농업 부끄러웠다"

'햇빛'이 '희망'이다 <9> 꿩 먹고 알 먹는 길

유가가 100달러에 육박하면서 에너지 문제가 연일 언론 지상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런 관심 속에는 '더 이상 잔치를 계속할 수 없을 것'이라는 깊은 불안감이 깔려 있다. 그러나 이런 관심이 얼마나 갈지 알 수 없다. 유가가 몇 달러만 떨어져도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잔치는 계속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사실 단기적인 유가의 등락은 온갖 변수가 작용한 결과일 뿐이다. 더구나 석유가 아주 유용한 '투기' 대상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면 더욱더 그렇다. 지금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중·장기적인 유가의 추이이다. 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2000년대 초 20달러대에서 불과 7년 만에 90달러대로 4배 가까이 올랐다. 등락을 거치면서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온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이른바 '석유 생산 정점(Peak Oil)' 사태의 도래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최근 부쩍 많아진 것이다. 낙관론을 견지하던 전문가들이 속속 비관론으로 돌아서더니 최근에는 아예 2006년에 석유 생산 정점을 지났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고유가에도 석유 생산량이 쉽게 늘지 않는 상황에서 나온 경고이다.

연초부터 큰 관심을 모은 기후 변화 경고는 인류가 해결해야 할 또 다른 골칫거리다. 일부 불확실성을 염두에 둔다고 하더라도 인류가 지난 수백 년간 석유, 석탄을 포함한 화석연료를 쓰면서 배출한 온실 가스가 우리별 지구의 균형을 깨는 데 일조하고 있음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더 늦기 전에 행동을 해야 할 시점이다.

석유, 천연가스 등 자원을 둘러싸고 갈수록 험악해지는 국제 정세는 어떤가?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한 여러 가지 진짜 이유의 맨 앞에 석유가 있다는 것은 이젠 상식처럼 받아들여진다. 러시아와 같은 새로운 자원 강국이 에너지로 국제 정세를 좌지우지하려는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앞으로 이런 자원을 둘러싼 갈등은 더욱더 심해질 것이다.

<프레시안>은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창간 때부터 다각적으로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특히 올해 연초부터 '석유 제로(0) 시대를 그린다'와 같은 연재 기사를 통해 이런 여러 가지 문제를 극복하려는 국내외의 흐름을 자세히 소개하는 등 에너지 문제를 공론화하고자 노력해왔다.

이 연장선상에서 <프레시안>은 시민발전(유), 대북에너지지원국민운동본부와 함께 '햇빛이 희망이다' 캠페인을 진행한다. 앞에서 열거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으로 꼽히는 태양, 풍력 에너지 등 재생 에너지는 시민의 관심과 참여가 있을 때 널리 확산될 수 있다.

캠페인이 진행되는 동안 한 주일에 세 번 재생 에너지 보급 운동에 함께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프레시안>을 통해 독자를 만난다. 성당, 학교, 창고 지붕에 소규모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거나, 심각한 에너지난을 겪는 북한 주민에게 석유 대신 재생 에너지를 공급하자고 정부, 국민을 설득하는 이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왜 햇빛이 희망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편집자>

"우리는 '파국의 회오리' 속에 들어갔다"

"태평한 당신…부안을 벌써 잊으셨습니까?"

"햇빛은 청구서를 보내지 않는다"

"수소가 아닌 유채가 대한민국을 구한다"

"'붉은' 십자가 없는 '햇빛' 교회를 상상하자"

"햇빛 에너지 비웃는 사람들 귀 열고, 눈 떠요"

"지금 당장 자동차를 버리진 못하지만…"

"햇빛 에너지가 '진짜' 희망이 되려면…"

솔뫼농장은 유기농업으로 먹을거리를 생산, 가공하는 공동체이다. 충북 괴산과 경북 상주가 만나는 백두대간의 산자락 밑에 자리 잡고 있다. 남한강이 시작되는 곳이자 국립공원 속리산과 화양동이 가까운 곳이다.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지역으로 유기농업을 하기 위한 좋은 바탕을 갖추고 있다.

1994년도에 이러저런 이유로 농약을 치지 않고 농사를 짓던 몇 명의 농민이 모여 함께 뜻을 모아 생명의 농사를 지어보자고 솔뫼농장을 만들었다. 1996년에는 영농조합 법인을 설립하고 공동으로 땅도 장만했다. 나중에 몇몇 도시 소비자와도 연결이 돼 그들이 숙박을 할 수 있는 건물도 지었다. 그 무렵부터 한살림과 인연을 맺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 현재의 농업은 설사 유기농업으로 먹을거리를 생산하더라도 농기계, 농업 자재를 사용하면서 많은 석유를 낭비하고 있다. 농약, 화학비료를 사용하는 관행농업을 말할 것도 없다. ⓒ프레시안

유기농업을 한답시고 십수 년간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농사를 짓고 있지만, 마음 한 편에는 여전히 찜찜하다. 우리가 짓고 있는 농사가 농약과 화학비료에서는 벗어났지만 여전히 많은 부분을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사에 필요한 각종 비닐 자재가 그렇고, 트랙터, 관리기, 이앙기, 콤바인 등 농기계도 모두 석유에 의존하고 있다.

농촌에 사람이 줄어들고 또 예전에 사람이 하던 일을 기계가 대신하다 보니 농기계를 돌리고자 들어가는 석유의 양은 갈수록 늘어만 간다. 작년부터 새롭게 고추장과 엿기름 가공 사업을 시작하면서 공장을 돌리다보니 원료와 제품을 저장하는데 들어가는 전력 소비도 많이 늘어났다.

한정된 자원을 고갈시키고 비닐이나 농기계 등 환경오염을 부추기는 농사를 계속 지어왔다는 생각에 늘 마음 한구석이 무거웠다. 그러던 차에 한살림을 통해서 우리 농장에 햇빛 발전소를 짓고 싶다는 제안이 들어왔다. 농장 식구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고는 모두 흔쾌히 받아들이기로 했다.

우리는 건물 지붕만 빌려주고 한살림과 시민발전에서 설치하는 것이라서 자랑할 만한 처지는 못 된다. 그러나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는 단계를 벗어나 지속 가능하고 오염이 없는 에너지를 만드는 자그마한 터전을 제공할 수 있어서 더없이 뿌듯하고, 우리가 추구하는 유기농업의 정신에도 부합하는 것 같아서 자랑스럽다.

어차피 여기 있는 농장 건물 지붕인데, 놀리는 것보다야 햇빛 발전소를 설치하는 게 100배 더 낫다. 게다가 햇빛 발전소가 있는 유기농업 농장이라는 홍보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농장은 농장대로 좋고, 화석연료가 아닌 깨끗한 햇빛 에너지로 전기를 만들어 에너지 위기를 해결하는 데에도 이바지할 수 있으니 이야말로 꿩 먹고 알 먹는 일이다.

아무쪼록 한살림과 솔뫼농장이 뜻을 잘 모아서 세운 햇빛 발전소가 늘 햇빛 좋은 날씨 아래서 계속 깨끗한 전기를 많이 생산하길 빈다. 그래야만 깨끗한 전기를 많이 만들어 화석연료 사용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환경오염과 에너지 고갈 걱정이 없는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작은 힘을 보탰다고 계속 자랑할 수 있지 않겠는가?
서울한살림 솔뫼농장햇빛발전소 건설에 동참하실 분들은 서울한살림으로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서울한살림 조합원활동실(02-3498-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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