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은 1일 CBS 라디오 <이종훈의 뉴스쇼>에 출연해 "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에서 민간인을 불법 사찰한 것은 명백하게 집권남용에 해당한다"며 "이인규 공직윤리지원관을 대기발령했다고 하지만 그 선에서 그칠 게 아니라 누구의 지시를 받아서 민간인을 내사하게 됐는지 속속들이 밝혀야 된다"고 주장했다.
▲29일 방영된 '총리실 민간인 사찰' 관련<PD수첩> 화면 캡쳐 ⓒ프레시안 |
김 의원은 "이번 일을 계기로 그동안 소문으로만 알려지고 있던 정부부처내 '영포회'라고 하는 일종의 지역 네트워크와 관련해, 공직 윤리를 잡아야 할 부분은 제대로 못하고 민간인 부분만 (사찰)하지 않았는지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포회'는 이명박 대통령의 고향인 포항 출신 공무원들로 이뤄진 청와대, 정부 내의 사조직으로 사실상 '이 대통령의 고향 후배 모임'이다. 이번 총리실 민간인 사찰 파문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으며 '민간인 사찰'로 문제가 된 이 지원관도 영포회 소속이다.
이 지원관이 보고라인을 지키지 않고 청와대에 민간인 사찰 사실을 직보해 왔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 지원관이 같은 영포회 소속 청와대 이영호 고용노사비서관의 추천으로 총리실에 발탁된 인물이라는 점도 이 사건이 청와대와 연관이 있다는 의혹에 신빙성을 더해준다.
민주당 전병헌 정책위의장은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이것이야말로 워터게이트 사건을 능가하는 전형적인 게이트 사건"이라며 "저희는(민주당) 이번 일을 '영포게이트'로 보고 분명한 조사와 수사를 통해서 발본색원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 의장은 "공무원 조직 사회 내에 존재해있는 특정 지역의 인맥과 친분 있는 그런 인사들이 사실 상의 친위 조직의 성격으로 변질되어서 호가호위하면서 마침내는 이것이 민간인 부분에까지 권력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태광실업 세무조사 실무자 조홍희, 비위 적발당했는데 경징계…왜?
전날 홍영표 의원이 "이인규 지원관이 조홍희 신임 서울국세청장의 비위 사실을 알고도 청와대 유력 인사의 압력으로 이를 눈감아 줬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전 의장은 "(영포회 관련 사건이) 이번에 드러난 사건만 있는가 라는 의구심이 상당히 있다"며 "이는 반드시 국회차원에서 또 검찰차원에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홍영표 의원은 조홍희 서울국세청장의 비위 의혹과 관련해 감사원에 감사 청구를 내기로 했다. 홍 의원에 따르면 조 청장은 강남 룸살롱 등지에서 모 재벌 법인 카드를 사용하는 등 비위를 저지르다 이 지원관에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청와대 유력 인사"의 압력을 받아 '주의' 조치를 받는데 그쳤다.
조 청장은 '박연차 리스트' 사건을 촉발시킨 태광실업 세무조사의 핵심 실무자인 국세청 조사4국장 출신이다. 당시 국세청장은 "태광실업 세무조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표적 조사"라는 의혹이 일자 미국으로 도피한 한상률 씨였다.
이와 관련해 조 청장이 당시 세무조사를 지시한 인사 등 '박연차 사건'의 배후를 알고 있기 때문에 청와대 등에서 조 청장을 비호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조 청장 측은 "지난해 일부 언론에 게재된 추측성 보도 내용의 일부를 재탕한 소설 같은 얘기"라며 "당시 그런 소문이 나돌았는데 국세청 자체 감찰까지 받아 모두 소명이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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