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4일 한나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출마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하루에만 김성식, 이성헌, 한선교 등 3명의 의원이 출마선언을 했다.
박근혜 전 대표,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 정몽준 전 대표 등 거물이 빠진 이번 전당대회는 '마이너리그'라는 평이 많다. 현재 출마 선언을 한 인사만 11명이고, 향후 출마가 예상되는 의원을 모두 합하면 14~15명까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김성식 "지방선거 민심 외면하면 미래 없다"
이날 출마선언을 한 의원 중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한나라당 초선 쇄신파 리더 격인 김성식 의원. 김 의원은 오는 7.14 전당대회 출마자 가운데 주목을 받는 인물 중 하나로, '초선 쇄신파'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인물로 꼽힌다.
김 의원은 출마 선언문을 통해 "이번 6.2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이 한나라당에게 보내는 쓰디쓴 보약을 외면한다면 미래가 없다"며 "고리타분하고 무사안일한 당풍, 극심해진 계파 갈등, 시늉만 하는 친서민 정책, 청와대가 밀어붙이는 일방적 당청 관계, 잘못된 공천 등 모든 것을 바로잡는 '한나라당 재창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저부터 머리를 숙여 자성하고 뼈를 깎겠다"며 "누군가 올바른 목소리와 책임감으로 전당대회에서 죽어야 당을 살릴 수 있다면 저를 죽여 당을 살리겠다는 각오로 출마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 계파 갈등이 계속되는 한 우리는 공멸한다"며 "저 김성식은 어느 계파에 속함이 없이 쇄신과 화합의 길을 일관되게 걸어왔고, 공천 개혁을 통해 공천을 무기로 줄세우는 계파 정치의 고리를 끊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초선쇄신모임'의 리더격으로, 지난해 4월 재보선 이후 '쇄신 정국'을 사실상 기획하고 이끌어 왔다. 당내에서는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꼽히는 인사다. 정태근, 권영진, 구상찬 의원 등 초선 의원 11명은 이날 김 의원 지지선언을 하기도 했다.
'마이너' 후보 난립에 '컷 오프'제 도입 검토도
김성식 의원의 출마 선언으로 당권 도전에 나선 한나라당 초선 의원들은 조전혁, 정미경 의원에 이어 세 명이 됐다.
홍준표, 안상수 전 원내대표, 정두언 의원 등이 중량급으로 꼽히지만 지나친 후보 난립으로 확고한 지지세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중립파인 남경필 의원이 가세했고, 친박계 후보들도 출마 러시 분위기다.
이날에는 친박계 이성헌, 한선교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친박계 의원 중 출마를 선언한 인사는 이혜훈 의원까지 3명이다. 이 외에 서병수, 주성영 의원 등이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헌 의원은 "자연스럽게 조율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이 아니라 여성몫 최고위원"을 강조했던 이혜훈 의원을 제외하면, 친박계가 일종의 '단일화'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원외 인사로는 친이계인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도 당권 도전을 선언했다. 이 외에도 친이계 나경원, 이은재 의원 등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같은 후보 난립 때문에 당 내에서는 예비 전당대회를 갖고 후보를 10명 미만으로 줄이는, 이른바 '컷 오프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사실상 전당대회를 두번 치르는 효과를 내 '흥행'을 도모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거액의 기탁금을 내고 탈락하는 사례가 생길 수 있어 후보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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