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안 처리 방법을 놓고 한나라당내 계파 갈등이 재현되고 있다. 당초 여야는 해당 상임위에 관련 법안을 상정해 표결하는 '조용한 출구전략'에 합의했지만, 일부 친이계 의원들이 상임위 부결시 본회의 표결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불똥이 여당내 계파 갈등으로 다시 번진 것이다.
2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친이계인 고흥길 정책위의장은 "세종시 수정안은 반드시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해야 한다"며 "국회법에 따르면 상임위에서 폐기된 의안도 본회의 부의 요구를 할 수있다. 11대 국회에서 8건이 본회의에 올라와 부결 처리된 바 있다"고 강조했다.
고 의장은 나아가 "오늘 국토해양위에서 세종시 법안이 부결되면 원안으로 가게 되고 원안에는 (기업 이전 지원 등이 담긴) 부수 법안들의 내용이 하나도 반영 될 수 없다"고 강조하며 "원안 통과는 세종시 발전에 저해요인이 되기 때문에 수정안은 반드시 가결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수정안이 폐기되면 '플러스 알파'도 없다"는 청와대와 김무성 원내대표 등의 목소리에 반발하는 일부 친박계 의원들과 야당 의원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즉 '플러스 알파를 원하면 수정안을 통과시키라'는 것으로 친박계 입장에서는 '몽니'로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 주장이다.
이에 친박계인 송광호 국토해양위원장은 "오늘 국토해양위에서 세종시 수정안과 관련해 토의를 하고 오후에 표결을 하겠다"고 못을 박았다.
송 위원장은 "한나라당 국토해양위원들도 자유스럽게 토의하고 본인 소신에 의해 표결에 응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위원장의 책무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전혀 다른 생각은 안 하시는 것이 좋겠다"고 '본회의 재부의'와 관련해 분명히 선을 그었다.
친이계의 의도대로 본회의에 재부의될 경우에도 수정안은 결국 부결될 수밖에 없다는 게 양 계파의 공통된 관측이다. 그러나 상임위 폐기를 뒤집고 친이계가 세종시 수정안을 끝내 본회의에 상정시켜 부결시킬 경우 계파간에는 당분간 냉기류가 흐르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 화합을 '지상 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한나라당의 분위기와도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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