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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물' 빠진 한나라 전당대회…쇄신·흥행 모두 놓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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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물' 빠진 한나라 전당대회…쇄신·흥행 모두 놓칠라

홍준표·남경필 당권 도전 "선거 책임은 정몽준 지도부가…"

내달 14일에 열릴 한나라당 전당대회 출마자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정두언, 조전혁 의원 등이 당권 도전을 선언한 데 이어 20일에는 홍준표, 남경필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1인 2표제인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는 총 5인의 최고위원을 선출하고 이중 득표율이 가장 높은 1인이 대표최고위원이 된다. 선출직 중 1인은 여성 몫으로 배정된다. 2인은 대표최고위원이 지명하는데, 지역 안배를 위해 주로 호남, 충청 지역 인사가 거론된다.

이미 오래전부터 당권 도전 의사를 피력해왔던 강성 친이계 안상수 전 원내대표와 비교적 '중도파'로 분류되는 홍준표 전 원내대표가 현재 중량감 있는 인사로 꼽힌다. 지방선거 정국에서 명실상부 '정권 실세'임을 증명했던 정두언 의원도 유력한 후보다.

여성 몫 최고위원으로는 친이계 핵심인 진수희 의원과 함께 친이계 박순자 전 최고위원, 친박계 이혜훈 의원 등이 거론된다.

이를 빼고 남는 1~2개 자리에서 이른바 '세대교체론'을 등에 업은 인사들과 친박계 인사의 각축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당권 도전을 선언한 남경필 의원과 함께, '중도파'인 권영세 의원의 도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고, 친박계 진영, 서병수 의원도 출마 여부를 재고 있다.

'쇄신파' 초선 의원들도 한 명을 내세워 조직적으로 지원한다는 전략이다. 김성식, 홍정욱, 황영철 의원 등이 거론된다. 이와 별개로 '전교조 저격수'라는 별칭을 얻은 초선의 조전혁 의원이 당권 도전을 선언했다.
▲ 지난 2007년 열렸던 한나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9차 전당대회 모습 ⓒ한나라당

그러나 이같은 '후보 난립'은 역설적으로 한나라당의 '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친이계 중에서도 핵심인 안상수, 정두언, 진수희 의원 등이 '주류 책임론'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들이 대거 당선될 경우 쇄신은 물건너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특히 정 의원과 진 의원은 선거 패배의 핵심 책임자다. 당권 도전 자체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각으로 보는 인사들이 많다.

'MB발 세대교체론' 역시 당 내 4선급 이상 중진 의원들과 친박계 의원들의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다. "명분이 없고 뜬금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

결국 박근혜 전 대표와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 등 '거물'들이 빠진 전당대회에서, 한나라당이 '쇄신' 바람을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선거를 통해 '싸늘한 민심'을 보여준 시민들이 이같은 '마이너리그'에 관심을 기울일지도 미지수다. 당 일각에서 "'당 쇄신'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표출되는 것은 괜한 일이 아니다.

홍준표 "선거 책임? 중앙당 선대위 회의 한번도 못 가봤는데 뭘…"

홍준표 의원은 이날 당권 도전을 선언하며 "6.2지방선거 패배의 본질은 지난 1년간 국정 운영에 있어 독주에 대한 국민의 반감"이라며 "(청와대 등으로부터) 통제되지 않는 내가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출마 기자회견에서 홍 의원은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과 관련해 청와대와 기존 정몽준 대표 체제의 당지도부를 맹비난했다.

홍 의원은 "비겁하다고 오해를 들을까봐 얘기 안했는데 내가 수도권선대위원장을 맡은 후에 한 일이 없다"며 "한나라당은 단독 선대위 체제에서 선거를 치렀는데, 중앙 선대위 회의에 초청을 받은 바가 없고, 선거 상황도 보고 받은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나는 그동안 통제를 받아본 적이 없다"며 "쇄신과 화합"을 기치로 내걸고, 청와대, 내각, 한나라당의 쇄신, 그리고 보수 분열의 원인인 계파 갈등 타파를 주장했다.

청와대발 '세대교체론'과 관련해 홍 의원은 "1회적 세대교체론은 성공한 적도 없고 옳지도 않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도 "나는 세대교체의 객체가 아니라 주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며 이 판단은 국민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남경필 의원도 이날 당권 도전을 선언을 하며 "국민의 뜻과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면 대통령에게도 No라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과 달리 남 의원은 '세대교체론'을 등에 업고 출마한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남 의원은 '소통과 변화'를 내세우며 계파 화합, 보수 혁신을 내걸었다. 남 의원은 이어 "계파의 벽에 갇혀 있는 현실을 반드시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고 "집권 후 2년 반 동안 우리 한나라당은 진짜보수와 젊은 보수를 열 받게했다"며 "변화의 시작은 가짜보수를 떨쳐 내고 당당한 진짜보수로 태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 인재영입위원장을 지내 지방 선거의 '핵심 역할'을 맡았던 남 의원은 '선거 패배 책임론'에 대해 "깊은 책임의식을 느끼고 있다"면서도 "당 시스템 자체가 (내게) 실질적 권한이 없었다"고 말했다.

자신이 영입한 인재를 중앙당 공심위, 혹은 시도당 공심위에서 공천 탈락 시킨 점 등을 납득할 수 없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정몽준 전 대표 체제하의 당 지도부의 책임이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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