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한나라, 미디어법도 '출구전략'? "종편은 구시대적"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한나라, 미디어법도 '출구전략'? "종편은 구시대적"

정병국 문방위원장 주장…야당 "언론악법 홍위병, 기회주의적 처신"

한나라당 소속 정병국 신임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이 종합편성채널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위원장은 17일 <국회방송>에 출연해 "기본적으로 종편이나 보도전문 채널에 관해서는 좀 부정적"이라며 기존 주장과 정반대의 '속내'를 드러냈다.

정 위원장은 지난해 신문사의 종편 사업 진출 등 '신방 겸영'을 골자로 한 '미디어법'의 기획, 강행처리 과정에서 사실상 1등 공신으로 꼽혔던 인물이다.

정 위원장은 이어 "(종편은) 방송 트렌드 변화의 방향을 보면 구시대의 케이블티브이 시대에서나 있었던 부분"이라며 "그런데 굳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종편을 하고,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드라마, 보도, 교양, 쇼도 제작을 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보도전문채널에 대해서도 정 위원장은 "인터넷 뉴스가 굉장히 성행하고 있는 시대에 별도로 보도채널을 확대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어차피 종편을 하기로 했다면 준칙주의(일정한 자격만 갖추면 제한 없이 사업권을 주는 것)로 풀어주면 된다"고 말했다. 논란이 있어왔던 '일부 보수 언론 특혜 시비'에서 한발 빼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종편 선정 과정에서 보수 언론사들의 과열 경쟁이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광고 배분, 채널 선정 문제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불거지자 '출구전략'을 꾀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정병국의 '솔직한' 발언, 왜?

지난해 7월 '대리투표' 논란까지 빚으며 한나라당이 미디어법을 강행처리한 이후 종편 선정 추진 과정은 그야말로 '혼전'과 '과열' 양상으로 점철됐다.

강행처리 직후 3일만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종편은 3개가 적당하다"고 기염을 토했지만, 이후 추진 과정은 지지부진했다. 최 위원장은 스스로 제시한 '스케줄'도 맞추지 못한채 '말바꾸기'로 일관해왔다.

지난 3월 18일 최 위원장이 "3월말 또는 4월초에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타임스케줄을 밝히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지방 선거를 보름 앞둔 지난달 18일 '종편 사업자 선정을 위한 일정표'를 발표해 민주당으로부터 "선거를 앞두고 신문사를 줄세우기 하려는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는 또 "3개가 적당, 연내에 선정할 것(2009년 7월)" → "1개부터 허용, 혹은 1~4개까지 일정 수준이 되면 자격을 주는 방안(2010년 3월)" → "1개, 아무리 무리해도 3개는 안돼(2010년 5월)" 등으로 말을 바꿔 시장에 혼란을 줬다.

"최 위원장이 종편을 원하는 수많은 보수 언론사의 눈치를 보다가 결국 '진퇴양난'에 빠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언론사 간의 경쟁은 지면으로까지 번진 상황이다. 17일 한국 언론학회 주최의 '종편의 합리적 도입 방안에 대한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종편은 1개가 적당하다", "자격만 되면 모두 허용해야 한다(준칙주의)" 등 엇갈리는 의견을 냈지만,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매일경제>는 이날자 지면에 자사에 유리한 내용만 짜깁기 해 기사를 내보냈다.

<조선일보>는 "1개가 적당하다"는 주장을 제목으로 뽑았고, <매일경제>는 "준칙주의"를 부각시켰으며, <중앙일보>는 자본금 규모를 강조했다. 과열 경쟁 양상이 도를 넘어선 모습이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종편은 구시대적"이라며 속내를 드러낸 '미디어법 처리의 1등공신' 정병국 위원장의 발언도 이해할 수 있다. 결국 11개월간 '미디어법 수렁'에 빠진 결과 '자가당착'의 모습을 보이게 된 것이다.

"언론악법 홍위병의 변명, 국민의 평가는 안바뀔 것"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18일 논평을 내고 "지난해 한나라당 미디어특위 위원장으로서 신문방송 겸영을 뼈대로 하는 언론악법 강행 처리에 앞장섰던 정병국 의원의 뒤늦은 커밍아웃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노 대변인은 "자리가 바뀌니 말도 바뀐 것인지, 아니면 시국이 바뀌니 슬그머니 과거를 변명하는 것인지 모르겠으니 기회주의적 처신이라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며 "그러나 뭐라고 변명해도 지난해 언론악법 강행 처리의 홍위병을 자처한 정병국 의원을 비롯한 한나라당 의원들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결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변인은 이어 "아울러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MB정권의 언론장악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또한 국민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