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무성 비상대책위원장은 11일 첫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비대위는 너무 앞서 나가지도 그렇다고 제자리 뛰기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의 중심을 잡고 흔들리지 않고 옳은 길만을 가겠다"고 말했다.
결국 비대위 운영 방향을 두고 '국정 전반의 쇄신'보다 전당대회를 통한 '당 쇄신'에 방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회의에서는 "비대위가 당·정·청을 아우르는 쇄신에 앞장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일부 나왔지만 힘을 받지는 못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국민의 많은 관심 속에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만발의 준비를 다하겠다"며 "특히 전당대회의 당의 자성과 변화의 의지를 어떻게 담아낼 수 있을지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비대위는 전당대회 시기를 7.28 재보선 이전인 7월 10일~14일 사이로 잠정 결정했다.
김 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결국 당이 친이-친박으로 갈려서 서로 소통이 되지 않는 게 (지방선거 패배의) 제일 큰 요인이라는 데 다들 공감했다"며 "(전당대회를 통해) 그런 부분 해소를 위해 다 같이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이상득 전 국회 부의장의 최측근인 이병석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아예 "조용한 개혁"을 천명했다. 이 의원은 "조용한 개혁으로 국민에게 다가가는 것이 한나라당의 모습이어야 하고 비대위는 이 기간 동안 민심의 거리좁히기 방침을 쏟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이같은 발언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가 비대위에서 사실상 전당대회, 당 조직 등을 관리하는 사무총장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기 때문이다.
친박계 의원들은 쇄신에 공감하면서도 '관망'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홍사덕 의원은 "지금 소장파 의원, 초선 의원들이 말하는 내용을 받아들이는 사람,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며 "그 가운데 누굴 택하느냐에서 한나라당이 나아갈 방향이 정해진다고 생각한다"고만 말했다.
반면 중립파인 김기현 의원은 "당 쇄신 청와대 쇄신 요구가 당내에 비등하고 있다"며 "비대위에서 방향을 제시하고 적절한 시기에 (당청)쇄신 방안도 마련해 방향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해진 대변인은 회의 직후 "비대위가 당·정·청 쇄신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해 정부에 건의할 것이 있으면 비대위 차원에서 건의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 비대위원들의 이같은 '소신'은 힘을 받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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