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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8표, 곳곳서 혼선…'관권선거' 의혹도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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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8표, 곳곳서 혼선…'관권선거' 의혹도 제기

곽노현 "서울 전역서 투표용지 순번 바꿔 교부"

지방선거 투표일인 2일 투표용지 교부 순서가 뒤바뀌거나, 사퇴한 후보자 이름이 그대로 기재됐음에도 이에 관한 안내문도 없는 등, 투표소 곳곳에서 잡음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관권선거'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교육감과 교육위원 투표용지와 정당명이 적힌 시의원, 구의원 투표 용지의 순서가 뒤바뀌어 논란이 일고 있다.

중앙선관위의 '투표용지 교부순서 등'에 관한 지침에는 "정당추천 지방선거와 연계한 기표를 예방하고자 1차 교부시 교육감, 교육의원, 지역구시.도의원, 지역구 구.시.군의원선거 순으로 투표용지를 조합하여 교부함으로써 선거인이 정당추천과 무관한 교육관련 선거를 먼저 기표하도록 유도하였다"라고 돼 있다.

즉 정당명을 먼저 보면 그 순서대로 교육감, 교육의원을 찍을 '줄투표' 우려가 있기 때문에 교육감 등 선거 용지를 먼저 나눠주게 돼 있다는 것이다.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후보는 이날 서울시선관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남구 압구정동과 개포동, 종로구 평창동, 용산구 원효동, 관악구 행운동, 구로갑, 은평구 등 서울시내 전역에서 투표용지 순번을 바꿔 나눠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일부 선거구에서는 시민들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투표 순서를 여전히 고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 후보는 "교육감, 교육의원 투표를 먼저 하는 이유는 정당 투표 이후 무의식적으로 같은 순번에 기표를 하는 '줄 투표'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최근 신림동 등지에서 제 선거 공보물 4000부를 고의 누락한 데에 따른 '제2의 관권선거'"라고 비난했다.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는 후보직을 사퇴한 진보신당 심상정 전 대표의 이름이 투표용지에 그대로 기재된 채 교부돼 유권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투표를 마친 일부 누리꾼들은 "심상정 후보가 사퇴했는데 용지에 이름이 있어서 당황했다"며 "모르는 사람들이 심상정 후보를 찍으면 무효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올리고 있다.

선관위는 "법률상 후보 등록이 되는 순간 이미 투표용지가 인쇄가 되고 그 용지가 그대로 분배되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선관위의 말대로 이같은 현상은 물리적으로 막기 힘들다. 이는 막판 야권 후보 단일화로 인한 혼선이며, 유권자의 주의가 요구되는 사안이다.


○…투표를 하루 앞둔 전날 경기도 수원에서는 권선구 선관위가 한나라당 도의원후보 선거사무실 건물의 바로 아래층에 투표소를 설치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민주당의 거센 항의에 선관위가 부랴부랴 옮긴 투표소는 벽을 맞대고 있는 바로 옆 건물이었다.

한나라당 도의원 후보 선거 사무실 외벽에는 커다란 홍보물이 붙어 있는데, 유권자들은 투표소에 들어갈 때마다 이 홍보물을 자연스럽게 한번 보고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민주당 황희 부대변인은 "한나라당 후보의 현수막과 선거홍보물이 대문짝 만하게 부착된 투표소에서, 한나라당 후보자가 투표장을 찾은 유권자와 접촉하는 것을 막을 방법도 없다. 짜고 치는 고스톱도 이정도로 노골적이지는 않다"며 "선거관리위원회의 줄인 표현인 '선관위'가 '선거관권위원회'가 아니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김문수 "1인 8표제 문제"…유시민 "저 찍었어요"

뜨거운 이슈를 몰고 다녔던 서울, 경기 광역단체장 후보들도 이날 투표를 마쳤다. 모두 "최선을 다했다"며 비교적 담담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 가족과 함께 투표를 하고 있는 한나라당 김문수 경기도지사 후보(좌), 국민참여당 유시민 경기도지사 후보(우) ⓒ연합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오전 7시 10분 경 혜화 제2투표소를 찾아 한표를 행사했다. 투표소를 나오며 오 시장은 "이번 선거는 서울의 미래와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중요한 선거"라며 "국민 모두 가족과 함께 투표에 임해달라"고 말했다.

민주당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도 마포 용강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나와 "최선을 다했다"며 "이번 선거는 국민과 오만한 권력의 싸움이다. 국민 여러분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진보신당 노회찬 서울시장 후보도 노원구 상계동 제2투표소에 나와 투표를 하며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고 말하며 웃음을 보였다.

○…한나라당 경기도지사 김문수 후보는 이날 경기 수원시에서 투표를 하고 나오며 "한 번에 8명씩이나 투표하려면, 사전 정보가 없는 시민들은 아무 번호나 찍을 가능성이 높아 정확한 투표가 이뤄지기 힘들다"고 '1인 8표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경기도지사 후보는 경기 고양시에서 투표를 마친후 "지금까지 도와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투표를 꼭 해달라"고 말했다. 유 후보는 '누구를 찍었느냐'는 질문에 "저 찍었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한나라당 안상수 인천시장 후보는 "많은 시민들과 인천의 미래에 대해 얘기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민주당 송영길 후보는 투표를 마친 후 인하대학교 후분 거리에서 별도로 기자회견을 갖고 "나비의 날개짓이 태풍이 되듯 여러분의 한표 한표가 민주주의의 희망을 만든다"며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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