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돌리자 라이스 미국무장관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확대 논란과 관련, 일본의 가입은 전폭 지지하되 독일의 가입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라이스 "일본 가입은 찬성, 독일은 반대"**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는 18일자(현지시간) 기사를 통해 라이스 미국무장관이 지난 5일 유엔개혁에 관한 미의회 관계자들과의 비공개 회동에서 "독일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가입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참석자들의 말을 빌어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라이스 장관은 이날 모임에서 "유럽은 이미 공동의 외교정책을 갖고 있으며 독일이 진출하면 상임이사국내 유럽 국가 숫자가 너무 많아진다"며 "유럽연합(EU) 가맹국을 새로이 상임이사국이 되게 할 근거가 없다"고 말해, 독일 가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독일 시사 주간지 <슈피겔> 인터넷판 등 독일 언론은 이같은 <워싱턴포스트> 기사를 인용하며 " 이는 그동안 독일의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한 입장을 일절 밝히지 않아온 미국 정부의 속내를 드러내주는 의미심장한 것"이라며 비판적으로 보도했다.
***미국의 '시커먼 속내' 마각 드러내**
국제사회는 미국이 이처럼 일본의 가입은 전폭 지지하면서, 독일 가입에 반대입장을 밝힘에 따라 앞으로 유엔 개혁 논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이 과거 침략행위에 대해 진정한 반성을 통해 세계의 신뢰를 회복한 독일의 가입을 반대하고, 과거 침략행위 합리화로 한국-중국 등 주변국의 거센 반발을 하고 있는 일본의 가입에 찬성한다는 것은 명분도 결여하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이 추진하는 유엔 개혁의 속내가 '미국 패권의 강화'를 겨냥한 것이라는 국제적 비난에 직면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그동안 유엔 개혁을 명분으로 이라크 침공에 반대했던 독일 등 유럽의 입김을 약화시키고, 대신 일본 등 친미세력을 양성함으로써 국제문제를 미국 마음대로 쥐락펴락하겠다는 '일방주의 노선'을 강화하려는 게 아니냐는 국제사회의 의혹을 사왔다.
이처럼 미국이 독일 가입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함에 따라 독일 가입은 지지하되 일본 가입에는 반대하는 중국-러시아 등 다른 상임이사국들과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국제사회의 신망이 높은 독일과의 연대라는 '무임승차' 전략을 통해 상임이사국 가입을 관철하려던 일본의 전략에도 커다란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