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MB vs 친노' 구도 반갑다"

지도부 총동원돼 유시민에 십자포화

한나라당이 '친노 벨트' 형성에 적극적으로 각을 세우고 나섰다. 6.2 지방선거 프레임을 'MB정부 대 노무현'으로 몰아갔던 한나라당이지만, 전날 민주당 김진표 후보를 누르고 경기지사 단일화에 성공한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에 대해서는 내심 경계심을 보였다.

지방선거기획위원장인 정두언 의원은 "유시민 후보의 경기도지사 단일화를 위해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사실상 친노 세력에게 당을 접수당한 것"이라며 "민주당은 도로 열린우리당, 도로 노무현 당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유시민 후보는 열린우리당 창당 과정에서 민주당을 반개혁 세력으로 규정한 주역인데, 그런 사람이 단일화로 '좌파 연합'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왔는데 국민들이 판단을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정병국 사무총장도 "지난 대선에서 사상 최대의 표차가 난 것은 실패한 정부에 대한 민심의 분노가 사상 최대였기 때문인데, 친노세력은 아무런 반성도 없이 전면 부활을 꾀하고 있다"며 "경제, 민생은 뒷전인 친노식 정쟁정치는 한국 경제에 재앙"이라고 비난했다.

당 전략기획위원장인 전여옥 의원은 '유시민 저격수'로 나섰다. 전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유 후보의 홍보물을 보면 '전국 균형발전을 위해 수도권 규제 철폐를 반드시 막겠다'고 한 것이 있는데 유 후보는 소신대로 수도권 규제 철폐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또 "유시민 후보는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의 설교는 다 거짓말이고 종교는 마취의 대가로 받는 서비스라는 취지로 말을 한 적이 있다"고 공세를 펼치기도 했다.

홍준표, MB정부 VS 친노 "구도는 나쁘지 않다"

서울시 선대위원장을 맡은 홍준표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유시민 후보가 경기지사 후보로 확정되면서 지방선거 구도가 이제 정해졌다"며 "6.2지방선거 구도는 '보수 개혁론' 대 '좌파 부활론'"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지금 야권 후보를 보면 서울시장 후보가 친노 핵심이고, 경기지사, 인천, 강원지사, 충남지사도 전부 친노 386이고 경남지사도 친노 후보"라며 "민주당 후보는 없고, 좌파 386 친노들이 선거 전면에 포진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홍 의원은 "2년 반 전에 우리가 대선에서 압승을 한 구도이기 때문에 이 구도는 나쁘지 않다"며 "선거 판세가 한두번 요동을 칠 것이지만 그러나 현재의 선거 구도로 치르게 되면 정부 여당이 어렵지 않은 선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홍 의원은 "제일 걱정스러운 것은 친노 좌파들의 결집"이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기해 광장에 분양소를 설치하든지 하는 식의 '노이즈 마케팅'을 친노 좌파 세력이 하게 되는 게 선거에 영향을 미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친노 좌파들이 20, 30%가, 그 분들이 전부 결집해서 투표장에 가게 되면 실질 투표율이 50%에 육박할 것"이라며 "선거 구도는 나쁘지 않은데, 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우리가 야당 때는 그야말로 결집을 해서 투표장에 갔는데, 지금 여당이 되고 난 뒤부터 결속력, 결집력이 떨어져서 이 정부를 지지하지만 투표장에 가지 않는 분들이 많이 생기게 되면 또 다시 선동과 분열 세력들에 의해 지방 정부가 잠식되는 경우가 생길 것"이라며 '우파 결집'을 역으로 호소했다.

홍 의원은 민주당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의 '별건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논쟁과 관련해 "범죄 사실이 있는데 그 것을 중단할 수는 없고 밀행 수사는 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그러나 언론에 보도돼 일반 국민에 알려지게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며 유감"이라고 말했다.

정운찬 총리가 "잘못된 약속을 지키려고 하는 여자가 있다"고 박근혜 전 대표를 사실상 비꼰 발언에 대해 홍 의원은 "정 총리는 정치인도 아니고 한나라당 사람도 아니고, 이것은 총리 개인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홍 의원은 "정 총리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부적절했지만 선거 전체에 영향을 미치리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