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관권선거 의혹을 집중 제기하고 이를 선거 쟁점으로 삼겠다며 벼르고 있다. 민주당이 10일 출범시킨 관권선거대책위원회는 이날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을 항의 방문하는 등 본격 행보를 시작했다.
위원장으로 위촉된 최규식 의원과 간사를 맡은 김유정 의원, 그리고 이윤석, 박선숙, 이춘석 의원 등 5명의 대책위원들은 이날 행안부장관을 항의 방문한 자리에서 "관권선거 획책 중단 및 엄정 선거 중립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대책위가 문제삼은 부분들은 선거를 앞두고 지방 순시에 나선 이명박 대통령의 행보, 행안부의 4대강 홍보정책자문단 구성, 선관위의 4대강 사업 반대 및 무상급식 찬성 서명운동 금지, 경찰을 동원한 교육감 선거 개입 의혹, 서울시의 정당 버스 광고 금지 등이다.
이 자리에서 최규식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5월 6일 야권연대 후보가 앞서거나 접전양상으로 조사되는 인천에서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한 것은 명백한 관권선거"라며 "맹 장관이 대통령에게 선거 나들이를 자제하라고 진언하라"고 촉구했다.
김유정 의원은 "대통령의 시도업무보고와 인천의 비상경제회의, 경찰청의 교육감 선거 사찰지시 등 일련의 관권선거 오해를 살만한 행위에 대해 유감"이라고 말했고, 이춘석 의원은 "선관위가 4대강 사업과 무상급식 문제를 선거쟁점으로 규정하고 시민단체에 찬ㆍ반 의견표명을 금지시켰는데, 행안부가 4대강 정책자문단 구성을 지시했다"며 "이는 명백한 잘못이며 정책자문단 활동을 금지시켜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맹 장관은 이 대통령의 "선거 나들이" 지적에 대해 "오해"라고 설명했고, 경찰청 교육감 선거 사찰 지시 건에 대해서는 "나도 깊은 우려를 했었다"고 말했다. 맹 장관은 대부분의 질문에 "상황을 파악하겠다", "조사해서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식의 원론적인 답변을 반복했다.
대책위는 민주당 홈페이지에 관권선거, 불법선거 사이버신고센터를 구축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나라당 정미경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선거관리위원회는 헌법상 기구이고 정치적으로 중립"이라며 "민주당은 자신들에게 불리하면 한나라당이 관권선거 한다고 난리를 치는데, 더 이상 국가기관이나 공무원들을 상대로 관권선거니, 선거개입이니 하는 말로 괴롭히지 말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오세훈 '한강 수질 관리 협약' 하루 뒤에 서울시정책으로 발표
수도권 광역단체장 3곳 모두에 현직이 출마한 상황이기 때문에 관권선거 논란이 지속될 가능성은 높다. 현직 프리미엄을 이용해, 공무원을 동원하거나, 선심성 사업 계획을 내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에도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김문수 경기도지사 후보가 관권선거 의혹에 휩싸였다.
전날 오 후보가 역시 현직인 김문수 경기도지사 후보, 안상수 인천시장 후보와 정책공동협약을 발표하며 "서울과 경기도가 하천 수질 개선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는 내용을 포함시겼는데, 다음 날 서울시가 '한강 지천 맑은 물 공급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한 것.
이 계획에는 "서울시와 경기도는 2012년까지 총 4734억원(서울시 3485억원, 경기도 1249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경기지역 물재생센터의 시설물을 개선, 경기지역 수질을 3ppm 수준으로 대폭 개선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선거도 치르기 전에 오 시장의 '공약'이 서울시의 계획으로 구체화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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