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가 정부부처중 12부4처2청을 충남 연기.공주로 이전하기로 열린우리당과 합의한 한나라당에 대해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 2중대"라고 맹성토하고 나섰다.
***<중앙일보>, "박근혜 주장, 소가 웃을 얘기"**
<중앙일보>는 25일 '한나라당은 야당 자격도 없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연기.공주 지역에 정부의 12부4처2청을 옮기는 데 찬성키로 한 한나라당은 야당이기를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대안을 내놓을 능력도 없고, 그렇다고 끝까지 반대할 투쟁의지도 없다"고 질타했다.
사설은 이같은 질타의 근거로 "2003년 12월 행정수도이전 특별법 처리에 동조했다가 이게 문제가 되자 '당시엔 17대 총선을 눈앞에 두고 있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사죄한 게 한나라당"이라며 "그런데 이젠 대선에서 충청권 표를 얻기 위해 '행정중심복합도시'안에 찬성하겠다니 이런 정당을 어떻게 공당이라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밝혔다.
사설은 이어 포문을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에게 향해 "박근혜 대표는 '내.외치 담당부서는 서울에 남기도록 했다'면서 '수도는 분명히 지켰다'고 주장했다"며 "청와대와 대법원, 일부 부처를 수도권에 남기는 것으로 야당 역할을 다했다고 할 참인가. 12개 부는 옮기고 6개 부는 남는다고 해서 수도이전이 아니라는 주장은 소가 웃을 얘기다. 박 대표가 말한 '무정쟁'이 이런 식이라면 정말 실망스럽다"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한나라당은 야당 아닌 열린우리당 2중대"**
사설은 재차 "책임있는 야당, 집권 의지가 있는 정당이라면 이럴 수는 없다. 행정부처를 옮겨 땅값.집값을 올린다고 국토의 균형발전은 이뤄지지 않는다. 발상을 전환해 진정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균형발전을 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놓고 국민과 충청도민을 설득해야 했다. 그게 국익을 우선시하는 보수의 진정한 모습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이런 수준의 한나라당이라면 현 정권을 포퓰리즘 정권이라고 비판할 자격도 없다. 포퓰리즘 정당의 추종정당에 불과하다. 특히 수도이전은 위헌이라고 헌재가 결정했다. 이 정부가 헌재의 결정을 무시하고 편법으로 수도이전을 하는 데 야당이 거들어 주는 것이다. 헌재라는 제도를 깨는 데 야당도 참여한 셈이다"라며 "한나라당은 야당인가, 열린우리당 2중대인가"라는 독설을 서슴치 않았다.
사설은 "벌써 여권에선 '단계적 수도이전'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 수도가 둘로 쪼개지면 행정의 비효율성과 예산 낭비 문제가 나올 게 뻔하고, 그러다 보면 서울에 남은 부처도 옮겨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때 가서 한나라당은 뭐라고 할 것인가.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면 용서받을 수 없다"며 "한나라당은 기로에 섰다"로 글을 끝맺었다.
***한나라당 수도권파에 힘 실어줘**
<중앙일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사설 바로 옆에 '수도분리도 위헌'이라는 유우익 서울대 교수 겸 세계지리연합회 부회장의 글을 싣는가 하면, 5면에 '수도분할 실험 성공할까'라는 박스 기사를 통해 위헌 가능성, 비효율성, 인구분산효과 의문 등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별도로 '부동산 시장, 충청권 봄바람-수도권 겨울잠'이라는 기사를 싣는 등, 곳곳에서 행정도시 건설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중앙일보>의 이같은 주장은 행정도시 건설에 합의한 의총 결과에 불복해 농성을 벌이고 있는 한나라당 수도권 의원들에게 상당히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한나라당 대권주자 가운데 유일하게 행정도시 건설에 반대하는 이명박 서울시장에게도 반사이익을 안겨주는 등 한나라당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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