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주민등록법 위반, 재산 신고 누락 등에 대해 시인하고 "제 불찰이고 유감"이라고 말했다. 주민등록법, 공직자재산등록법 등은 행안부 소관이어서 야당 의원들로부터 "행안부 장관으로 자격이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민주당 최규식 의원은 "맹 후보자의 배우자가 친정 아버지로부터 용산의 한 부동산을 상속받아 74년에 소유권을 이전했는데, 이를 95년 최초 공직자 재산신고에서 신고를 누락했다가 2005년에야 등록했다"며 "이는 공직자 윤리법 위반이고 (2004년) 총선에 출마하며 등록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김유정 의원도 "최 의원이 지적한 것을 제외하고도, 2000여 만원 이상의 삼성생명 보험을 곧바로 신고 안한 것 등, 1~2년 재산 신고를 누락시킨 것이 4건이나 된다"며 "고의가 아니라며 '차후에 수정됐으니 이해해달라'고 하는데 매번 이렇게 누락하면 상습적인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
맹 후보자는 "그 때는 몰랐다"며 "상습적인 것은 아니고, 고의든 아니든 재산등록과 관련해 공직자 윤리법을 위반을 한 것 등은 모두 제 불찰이고 앞으로 바르게 하겠다"고 시인하며 유감을 표했다.
김유정 의원은 또 "두 번에 걸쳐 주민등록법 위반 사실이 있다"며 "한 번은 (83년 차녀)가 인천으로 위장전입한 것이고, 또 하나는 차녀가 현재 결혼 후에 미국에 살고 있음에도 주민등록에 후보자의 피 부양자로 올라 있다"고 주장했다.
맹 후보자는 이를 시인하면서 "차녀를 출생신고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생겨 아들로 돼 있었다. 84년에 런던 특파원으로 가면서 아이가 학교를 다녀야 할 때도 돼 성별을 고쳐야 하는데 서울에서는 시간이 걸린다고 했고, 인천에 동서가 살고 있어서 (위장전입을 했다)"고 설명했다.
차녀가 미국 영주권자이면서 피부양자로 올라와 있는 것과 관련해 맹 후보자는 "의료보험 대상에서는 뺐고, 관련 법률(영주권자의 주민등록 유지)이 입법예고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차녀가 피부양자로) 올라와 있는 것은 실정법 위반이다. 행안부 장관 내정자가 행안부 소관의 실정법을 위반했는데, 국민에 어떻게 떳떳하게 지키라고 단속을 할 것이냐"고 하자 "경위야 어찌됐든 제 불찰"이라며 "앞으로 주의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맹 후보의 증여세 탈루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맹 후보자의 선친은 2001∼2006년까지 부동산을 매도해 42억원 가량을 현금화하고 (맹 후보의) 모친에게 12억원을 상속했다"며 "차액 30억원은 (맹 후보를 포함한) 자녀에게 증여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맹 후보자는 "분명히 말하면 정치인으로서 부끄러운 짓을 하지 않았다"며 "세무 관계하는 사람에게 탈법이나 편법이 없도록 일을 맡겨서 처리했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이 "미심쩍은 부분이 있어 향후 국세청 자금 추적을 해야겠다. 이에 동의하느냐"고 묻자 맹 후보자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4대강 "설득의 기술면에서 약했다"…세종시 수정안 "잘 알려지지 않았다"
맹 후보자는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천주교, 불교 등 종교계가 반대하는 것과 관련해 "그 분들의 확신이 있겠지만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충분한 설득이나 대화 노력, 혹은 효율적인 (설득의) 기술면에서 약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세종시 수정 논란과 관련해 맹 후보자는 "이미 밝혀왔다"며 수정안 찬성 입장을 밝힌 후 "국회에서 결론을 내달라"고 말했다. 맹 후보자는 "수정안이 나왔는데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취지로 역히 '홍보 부족'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맹 후보자는 또 "심야에 국가 질서 혼란스럽게 하는 일들은 없었으면 좋겠다. 일정 부분 (야간 옥외 집회 금지) 제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는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 야간 옥외 집회를 금지하는 법안이 계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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