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과 이스라엘군이 19일(현지시간) 무장헬기와 탱크를 동원해, 각각 이라크 민간인과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무차별 대량사살해 아랍과 국제사회를 분노케 하고 있다.
***미군 헬기, 결혼식장에 1백발 폭탄 투하해 45명 살해**
미군 무장헬리콥터가 19일(현지시간) 새벽 이라크 서부 마을의 결혼식 피로연장을 오인 공격해 피로연에 참가하고 있던 민간인 45명을 살해하는 참사가 또 발생했다.
아랍 위성방송 알-아라비야는 이날 새벽 2시45분께 이라크 서부의 시리아 국경부근 카임 지역의 마크레딘 마을에서 벌어진 결혼식 파티장을 폭격해 최소한 4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사망자 가운데에는 여성과 어린이가 포함돼 있다"며, 먼지가 날리는 길거리에 수십구의 주민들 시체들이 나란히 눕혀져 있는 장면을 방영했다. 사체 중에는 함께 참변을 당한 어린 남매의 사체도 포함돼 있었다.
공격 장면을 목격한 한 주민은 이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군 헬리콥터가 1백발 이상의 폭탄을 무차별 투하했다"고 증언했다. 실제로 미군의 무차별 폭격으로 결혼식 피로연장뿐 아니라 주변 민가들도 다수 파괴됐다.
라마디 경찰서 부책임자인 지아드 알-즈부리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날 미군의 공격으로 42~45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라마디 소재 병원의 의사인 살라흐 알-아니는 사망자가 45명이라고 전했다.
APTN이 입수한 비디오테이프에는 이번 사건으로 숨진 것으로 보이는 사체들이 실린 트럭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대부분의 시신은 담요와 천으로 덮여 있었으나 일부는 노출되기도 했고 어린이 한 명은 머리가 잘려져 나간 상태였다.
미군은 이에 대해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군 공격에 의해 40여명이 사망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공격은 외국 무장세력이 숨어있던 집안을 향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라크 주둔 미군사령부의 키미트 준장은 "이번 공격은 지상에서 행해진 공격에 대한 반격이었다"고 강변했다.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라마디 병원의 관계자는 공격을 받기 전에 결혼식 피로연에 참가하고 있던 하객들이 축포를 쏘았다고 전하고 있어, 미군 헬리콥터가 이를 무장세력의 공격으로 오인해 무차별 융단폭격을 가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미군은 지난 2002년 7월에도 아프가니스탄의 결혼식장을 공격해 민간인 48명을 살해한 전력이 있다.
***이스라엘 헬기-탱크, 데모하는 수천 시위군중 공격해 대량살상**
같은 날, 팔레스타인 자치구 가자지구의 라파 난민캠프에서는 이스라엘의 대규모 침공작전에 항의해 평화적으로 시위중이던 수천명 팔레스타인 군중을 향해 이스라엘 헬기가 미사일을 발사해 최소한 20명이 숨지고 50명이 부상당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날 시위대를 향해 이스라엘 헬리콥터들은 미사일을 발사하고 이스라엘 탱크들은 포탄을 발사해 최소한 20명이 숨지고 40명이 부상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부상자 대부분은 어린이들과 여성이며, 이 가운데 36명은 위독한 상태라고 팔레스타인 보건 당국 관계자가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이 과정에 4명의 소년을 조준사살하기도 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이날 2천여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전날 이스라엘군이 미사일을 발사해 라파 난민캠프내 가옥들을 파괴한 만행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던 중이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인 18일 가자지구가 이집트 국경에 인접한 라파 난민캠프가 이집트등으로부터 무기가 밀수되는 거점이라는 판단아래, 1백여대의 탱크를 동원해 가옥들을 무차별 파괴하는 침공을 단행했고 이 과정에 20여명의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사살됐다.
더욱이 이스라엘은 사상자를 치료하기 위해 급파된 구급차 진입을 봉쇄해, 팔레스타인들을 한층 분노케 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비상계획당국은 사상자를 치료하기 위해 가자지구 북부에서 남쪽 라파로 파견한 구급차의 진입을 이스라엘군이 봉쇄했다고 이스라엘 당국을 맹비난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의 모하메드 살라마 비상계획관은 "현 사태는 재난이다. 이스라엘은 구급차의 라파 진입을 봉쇄시켰다"고 분개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이스라엘 군 대변인은 "데모대 근처에서 헬기가 미사일 1발, 탱크가 포단 4발을 발사한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결코 군중을 향한 것은 아니었고, 혹시 포탄 1발이 잘못 날아갔을 가능성은 있다"고 강변했다.
***미-영도 당황**
이스라엘의 무차별 주민 학살은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19일 즉각 만행을 중단하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로부터 철수할 것을 촉구했고, 이스라엘을 적극 옹호해온 미국과 영국조차 더이상의 살상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은 19일 각료회의후 기자들과 만나 "이스라엘에 자제를 촉구하고 싶다.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선 사람들의 생명을 존중하는 것이 불가결하다"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의 자제를 촉구하는 곤혹스런 입장을 밝혔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의회에 출석, 이스라엘군이 자행하는 팔레스타인 가옥 파괴행위는 "용인될 수 없으며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랍사회는 이같은 만행이 미-영의 이라크 침공이후 이스라엘의 기세가 올랐기에 발생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이스라엘과 함께 미국과 영국을 함께 비난하고 있어 미-영은 점점 궁지로 몰리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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