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천주교 주교회의에서 4대강 사업에 반대 의사를 밝힌데 대해 이명박 대통령의 입에서 "설득이 부족했다"는 말이 나오자 여권에는 "천주교를 설득해야 한다"며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안상수 원내대표의 "좌파 주지" 발언으로 촉발된 불교계의 불만에 대해서는 여전히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천주교의 움직임에 대한 청와대의 다급함은 역력해 보인다. 청와대 박형준 정무수석은 24일 "지금 저희가 주교님들을 일일이 찾아뵙고 설명을 드리는 중이고, 천주교 쪽 신부님들, 신도들 등 여러 조직에도 저희 입장을 충실히 설명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필요하다면 정진석 추기경을 만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도 정부의 홍보 부족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정몽준 대표는 "정부가 지금 이 사업을 주도하기 때문에 주도하는 사람이 먼저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것은 잘못됐다"며 "앞으로 더 많은 설명을 해서 더 많은 대화를 할 필요성이 반드시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희태 전 대표도 천주교 주교회의의 반대를 의식한 듯 "4대강 사업은 한고비를 넘어갔지 않느냐하는 국민적 인식(공감대)이 퍼져있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또 도로아미타불식으로 전개가 되는지 조짐이 썩 좋아보이지 않는다"며 "당에서 홍보 문제애 대해 노력하고 새로 출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4대강 사업 자체의 문제점을 심각하게 인식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친박계 4선 중진인 이해봉 의원은 "제가 봐서는 시민단체와 종교단체가 걱정하는 문제를 충분히 수용해서 보완할 수 있다"며 "협의해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수질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일부 설계 변경을 해서 재야에서 걱정하는 문제를 같이 협의하면 해소할 수 있는데, 어떤 면에서 보면 (청와대, 정부가) 방향을 정하면 밀고 나가는 습성이 있다보니 제야 종교단체 얘기를 깊이 경청하지 않은 점이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한구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천주교 주교회의에서는 생명, 환경을 중시하시는 그런 가치관을 갖고 하시는 것이기 때문에 그걸 비판할 순 없는 것"이라며 "이런 (4대강 사업) 이슈가 종교단체까지 걱정을 하게 만드는 것은 우리가 다시 한 번 생각 해봐야 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4대강 사업과 관련해) 국가 재정이 악화된다는 문제도 얘기를 했고, 법에서 정한 여러 가지 절차들을 안 지키기 때문에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얘기도 했다"며 천주교 주교회의 주장에 대해 상당 부분 동감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청와대가) '4대강 사업은 정당한데 국민들이나 일부 전문가들이 뭘 몰라서 그러는 것 아니냐, 좀 알려줘라'하는 식으로 태도를 정하면 설득이 아니라 일종의 강요가 된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소신이다', 이렇게 발언했는데 그러면 공무원들한테는 '이건 무조건 가는 거다' 이렇게 사인이 보여지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청와대는 이날 아침 라디오 프로그램에 참모들을 '총 출동' 시켜 4대강 사업의 당위성 설명에 열을 올렸다. <CBS>에 박형준 정무수석이 출연한 것을 비롯해 <MBC>에는 심명필 4대강사업 추진본부장이 출연했고, <평화방송>에는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이 나왔다.
그러나 안상수 원내대표가 "좌파 주지" 발언으로 봉은사 명진 스님과 '진실 게임'에 돌입하는 등, 불교계와 갈등이 깊어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모두 침묵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