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이 15일부터 공천 신청자 모집을 시작했지만 계파 갈등으로 서울시당 공심위 구성이 완료되지 않는 등 파열음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날 최고위원회는 서울시당 공심위 구성안 의결을 보류했다.
서울시당은 지난 11일 친이계의 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친박계의 지지를 받은 친강재섭 성향의 이종구 의원을 공심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당시 친이계 정태근, 강승규 의원 등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부결시킬 것"이라며 중립 성향인 권영세 서울시당위원장을 직격했다.
하지만 친이계가 다수인 중앙당 최고위원회의는 구성안을 '부결'시키지 않았다. 시당 공심위원장을 맡은 이종구(강남 갑) 의원과 구청장 공천권을 두고 대립해온 친이재오계 공성진 최고위원(강남 을)의 강한 목소리가 충돌해 의결이 보류된 것으로 해석된다.
공성진 최고위원과 가까운 친이재오계 박순자 최고위원은 "공심위 구성에서 개인의 이해관계가 끼어들어서는 안 될 것이고 시도당위원장들의 자기희생적 결단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번 다툼은 친이계와 친박계의 뿌리 깊은 갈등이 표면적 이유지만, 친이계 내부의 권력 다툼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즉 친박계가 친이계 비주류인 이종구 의원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친이계 주류의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또한 중립 성향인 권영세 위원장은 서울시당위원장에 출마하며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의 '여의도 복귀' 시나리오를 폭로해 친이재오계와 앙금이 쌓여있다. 결국 계파 문제로 인해 중앙당 공심위 구성 단계부터 지금까지 순탄치 못한 과정을 밟아오고 있는 것이다.
중앙당 공심위도 구성 단계에서 친박계 강성인 이성헌 의원을 포함시키는 문제로 계파 갈등이 불거졌었다. 일단 친이계 우세로 짜여졌지만, 갈등은 아직 내재돼 있다.
조해진 대변인은 "서울시당 공심위 의결이 보류됨에 따라 서울시당은 운영위원회를 따로 열어서 다시 의결을 하든, 정태근 의원 등 일부 사퇴 의사를 밝힌 위원을 설득하든, 해결 방안을 마련해 최소한 금주 중으로 공심위 구성을 완료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이종구 위원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친이계의 '몽니'로 의결이 미뤄진만큼 친박계가 이에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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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구에서는 친박계 서상기 의원이 대구시장 출마의 뜻을 접었다. 연임을 원하는 친이계 김범일 의원이 현재 여권의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이 때문에 "박근혜 전 대표가 지역에서 계파 갈등이 벌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박근혜의 도시'인 대구에서 친박계가 조용히 물러설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대구를 제외한 다른 광역단체에서는 이미 계파 갈등이 시작됐다. 경상북도의 친박계 김관용 경북지사가 재선 도전 의사를 밝혔고, 친이계 정장식 전 중앙공무원교육원장도 출마를 선언해 경선 과정에서 계파 갈등이 불가피해졌다.
경상남도에서는 '친이-친이' 대결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것으로 평가받는 이달곤 전 행안부장관과, 이재오 위원장의 핵심 측근인 이방호 전 사무총장의 당내 경선 대결도 초장부터 이 대통령의 '의중'을 둘러싸고 '진실게임'을 벌이는 등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둘 중 한명이 경선을 통과해도 본선이 만만치 않다. 미래희망연대(구 친박연대) 엄호성 전 최고위원이 경남지사 출마 의사를 밝혔기 때문. 미래희망연대는 "18대 총선 공천 학살의 주역인 이방호 전 사무총장이 경선에서 이길 경우 그를 떨어뜨릴 수 있는 후보를 낼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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