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공천심사위원회 구성을 앞두고 한나라당 계파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친박계 이성헌 의원을 포함시키는 문제 때문이다. 친이계는 "계파색이 강한 이 의원이 포함될 경우 우리도 강성 인물을 내세울 것"이라고 엄포를 놓고 있다.
공심위 구성은 지난 4일 구성키로 한 이후 벌써 두 차례나 미뤄졌지만,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한 채 10일로 다시 미뤘다. 이날 회의에서 친박계 허태열 최고위원은 이성헌 의원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허 최고위원은 "공심위는 어느 일방에 편파적인 것으로 구성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2년 전 18대 국회 공천, 보궐선거 공천도 (공심위) 구성부터 많은 문제를 안고 들어갔는데 2년 전 아픈 교훈을 절대 망각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이계 박순자 최고위원은 이에 "계파 안배 같은 국민이 납득하지 못할 기준이 공천 과정에서 끼어들어서는 안된다"고 받아쳤다.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도 갑론을박이 오갔을 뿐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정병국 사무총장은 전날 "개별적인 변화를 한다면 공심위를 전면적으로 다시 짜겠다"고 엄포를 놓았고 이날도 같은 입장을 거듭 밝혔다고 정미경 대변인이 전했다. 양 계파간 입장이 평행선을 긋고 있는 것이다.
결론을 못내고 회의장을 나서던 친이계 공성진 최고위원은 당사 복도에서 "친박계에는 좌장이 없다면서 왜 좌장인것처럼 행동하느냐"며 허태열 최고위원에게 쏘아붙이는 등 신경전을 이어가기도 했다. 이에 허 최고위원은 "(이성헌 의원) 한 명을 포함시키는 문제인데 그게 어려운가"라고 받아쳤다.
중진협의체 첫 모임…친박 "걱정이 앞선다"
지방선거 전에 풀어야 할 세종시 당내 갈등도 출구 모색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이날 세종시 문제 절충안 모색을 위한 중진협의체가 공식적인 첫 모임을 가졌다.
정몽준 대표와 간담회 형식으로 모인 자리에서 정 대표는 "9회 말에도 역전이 나온다"며 "국민들 높은 관심과 지친 마음 생각한다면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은 이제 의견을 수렴해야 할 때"라며 절충안 마련을 촉구했다.
중진 협의체 멤버인 친이계 이병석, 최병국 의원, 친박계 이경재, 서병수 의원, 중립 성향의 권영세 원희룡 의원은 모두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참여 의원 사이에서조차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는 등 전망은 밝지 않다.
친박계 서병수 의원은 "중진협의체에 참여는 하고 있지만 그 동안 세종시 문제는 수도 없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과연 중진 협의체에서 어떤 결론과 어떤 결과물을 도출할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몇몇 의원은 "중진협의체가 과연 결론을 낼 수 있겠느냐"며 "임명되기 전에 연락이 왔으면 고사했을 것"이라는 반응마저 보이고 있다.
이날 중진협의체는 간담회 후 1시간 가량 회의를 열었다. 이경재 의원은 브리핑을 통해 "출구전략이라고 할까, 최종적으로 결론을 지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보자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원안-수정안 논쟁보다는 정치적인 해법 모색에 무게를 두겠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월요일과 목요일 10시에 모임을 갖고 비공식 모임도 이어가면서 앞으로 만날 분들도 함께 만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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