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표와 관계가 소원해진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이 이번에는 친이계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는 세종시 국민투표론에 힘을 실었다. 원안과 수정안 사이의 절충에 실패할 경우 국민투표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이 문제(세종시 문제)로 더이상 싸우지 말고 끝내는 방법으로는 국민투표가 제일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 선거 때 까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음 대통령 선거 때 또 불거지게 되고 다른 후보가 충청도 표를 얻기 위해서 더 갖다 주겠다고 발언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친박이 소수인데 50명의 인원을 가지고 이걸 반대해가지고 좌절시킬 경우 과연 이것이 박근혜 전 대표에게 도움이 되겠느냐"고 국회 처리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봤다.
세종시 국민투표는 이명박 대통령의 중간 평가 성격으로 번질 수 있는만큼 파괴력이 큰 사안이다. 친이계에서 심재철, 차명진 의원 등 '강경파'들이 국민투표론을 주장하고 있지만 부정적인 의견이 더 많다.
친이계 핵심인 진수희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민투표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태근, 정두언 의원 등도 국민투표에는 부정적이다.
친박 성향의 이한구 의원도 <SBS> 라디오 '서두원의 전망대'에 출연해 "국민투표를 하겠다고 그러면 당은 엄청나게 심각한 상황에 빠지게 되고, 또 야당은 '아주 잘 만났다'며 덤벼들 것"이라고 일축했다.
"박근혜, 기왕 대통령 되려면 지금보다 훌륭한 대통령 돼야"
김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와 관계가 멀어졌다는 지적에 "나는 박근혜 대표를 대통령 만들자고 온 몸을 던졌던 사람인데 그 입장이 변하겠느냐"며 "기왕에 대통령이 되면 지금보다 훌륭한 대통령이 (되시라는) 그런 의미에서 다소 싫은 소리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박 전 대표와 정치철학과 정책에 대한 신념은 다르다"며 "박 전 대표의 신뢰는 인정하더라도 정부 분할로 인해 후배들이 겪는 불편한 모습을 생각할 때 막아야 되겠다는 생각"이라고 엇박자를 냈다.
그는 친박계 일각에서 제기하는 '박근혜 죽이기' 주장에 대해서도 "친박 의원이 50명 정도여서 (세종시 수정안의 국회 통과가) 좌절되면 결국은 대통령과 정부 의지가 꺾이게 되는 것"이라면서 "그런데 이게 왜 `박근혜 죽이기'냐"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훌륭하게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지지율이) 40%대 밖에 되지 않는 것은 첫 단추를 잘못 뀄기 때문"이라며 "깨끗하게 승복한 박근혜 후보를 포용하겠다고 국민들에 약속했는데 그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데 대한 불신 문제 때문에 이런 결과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특히 결정적인 것은 총선 공천에서 친박을 몰살시켰던 문제"라며 "그런데 대통령을 잘못 보좌한 당사자(이방호 전 사무총장)가 지금 경남도지사에 나온다고 하는데,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런 일이 없어야 대통령이 더 많은 신임을 얻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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