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제의를 받고 열흘이상 침묵으로 일관해온 북한이 31일 6자회담 수용을 적격 발표, 북핵문제 해결에 극적 돌파구가 열렸다.
***박의춘 "북한지도부 대표해 6개국 개최 지지"**
북한의 박의춘 주러시아대사가 31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유리 페도토프 러시아 외무차관과 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6자회담 개최에 동의했다고 러시아 외무부가 31일 발표했다.
러시아 외무부의 발표문에 따르면, 박대사는 "북한지도부를 대표해 6개국 개최를 지지하며 이의 실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구체적인 회담 개최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외교소식통들은 9월 초순에 베이징에서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회담 시도해볼 용의 있다"**
이같은 북한의 6자회담 수용 발표에 대해 미국은 대환영의 뜻을 밝혔다.
리처드 바우처 미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북한이 우리의 다자회담 제안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기미가 있어 매우 고무됐다"면서 "이 시점에서 북한측은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부시) 대통령의 다자회담 접근법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스크바에서 나온 뉴스를 보면 러시아측은 다음 회담이 6자회담이 될 것이라고 북한측으로부터 들었다는 것"이라면서 "그것은 우리가 중국측으로부터 들은 것과도 역시 일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어제 부시 대통령에게 (전화통화에서) 사태가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식으로 얘기했다"면서 "우리가 (모스크바 등에서) 얻고 있는 뉴스는 모두 후주석과 부시 대통령이 어제 나눈 대화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측이 6자회담 개최에 전제조건을 내세울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두고봐야 할 것이다. 그것은 북한에 달렸다"면서 "우리는 (회담을) 시도해 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스콧 멕클렐런 백악관 대변인도 "우리는 이것이 문제해결을 위한 전향적 진전인지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며 "북한이 기꺼이 다자회담에 동의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미국은 현재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BBC방송, "중대 진전"**
한편 북한이 6자회담 수용을 러시아측과의 회담석상에서 밝힌 대목과 관련, 앞으로 러시아의 중재 역할이 중국 못지않게 커질 것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 그동안 북한은 여러 차례 비공식적으로 중국의 중재 역할에 불만을 토로해왔기 때문이다. 반면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해 두차례나 러시아를 방문해 정상회담을 갖는 등 러시아에 친화적 태도를 표명해왔고, 러시아도 북핵 협상과정에 '북한에 대한 체제보장'을 강력 주장해왔다.
영국의 BBC방송은 이와 관련, 31일 북한의 다자회담 수용은 `중대 진전'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며, 북한의 이같은 전격적인 태도 변화에 러시아가 크게 안도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북한과 미국의 대치상황이 심화하자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사태에 대비해 북한과 인접한 극동 지역에 민방위 태세를 강화하는 등 예민한 반응을 보여왔다. BBC는 북한이 6자회담 제의를 수용함에 따라 러시아는 북한과 미국 사이의 견해차 해소를 위한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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