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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에 주목하는 이유

[기고] '부동산공화국 혁파에 나선 이재명

대한민국 현역 정치인 가운데 부동산공화국 혁파를 위한 투쟁에 가장 적극적인 정치인은 누굴까? 길게 생각할 것도 없이 이재명 경기지사다. 이 지사는 2017년 대선 당시 민주당 예비경선에 참여해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를 주창한 바 있다.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는 전국 모든 토지를 과세대상으로 국세보유세 15조 원 가량을 걷은 후 이를 모든 시민들에게 기본소득으로 배당하는데, 배당의 형식은 현금이 아닌 지역상품권이다. 즉 '국토보유세 + 기본소득+ 지역상품권'의 3종 세트가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의 얼개다.

이 지사가 제안한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는 대략 세 개의 정책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국토보유세를 신설해 부동산 불로소득을 대거 환수하고 이를 통해 만악의 근원 부동산공화국을 혁파하겠다는 것이 하나고, 모든 시민들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해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함과 동시에 소비여력을 늘리겠다는 것이 다른 하나다. 또 지역상품권을 지역에 투하시켜 벼랑에 내몰린 중소 영세상공인들을 구원하겠다는 것이 마지막 하나이다. 이 지사가 제안한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가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이 정책이 부동산공화국의 근간인 부동산 불로소득을 정확히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찍이 이런 정책은 없었다.

경기지사가 된 이후에도 이재명 지사는 부동산공화국 혁파를 위한 싸움을 중단 없이 벌이고 있다. 건설원가 공개, 표준시장단가 도입 대상 확대, 후분양제 도입 등이 그 싸움의 구체적인 목록이다. 이 지사의 최근 행보를 보면 이 지사는 부동산공화국 혁파를 위한 싸움을 더 키울(?) 생각이 확고한 것 같다. 이 지사는 6월 4일 오후 지사 공관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최근에 제가 관심 갖고 있는 게 있는데, 공시지가 제도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공시지가 가격의 현실화율이라는 게 있는데 제일 높은 게 서민들이 사는 아파트, 연립주택 같은 공동주택이다. 그 다음에 높은 게 단독주택이고 가장 낮은 것은 상가주택들이다. 비싼 땅, 건물일수록 세금을 적게 내고 있는 셈", "빈익빈 부익부, 불로소득을 조장하는데다 공정함에 관한 문제여서 저희(경기도)도 이 문제를 지적해보려고 한다. 개발에 따른 불로소득을 도민들이 공평하게 누릴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관련기사 : 이재명 경기도지사, 기자들과 간담회… "비싼 땅·건물일수록 세금 적어" 부동산 혁신, 가속화 예고)라고 말하며 공시지가 제도의 문제점을 중앙정부에 제기할 뜻을 비췄다.

이재명 지사는 이제는 이재명의 전매특허가 된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이 지사의 육성을 직접 들어보자.

"경기도는 개발 여지도 많고 인구도 계속 늘어난다. 경제 성장률도 전국 광역단체 중 최고수준이다. 그렇다 보니 토지로 인한 불로소득이 도민들에게 공평하게 귀속될 수 있는 정책을 많이 해보려고 한다. 우리나라는 서민이 갖고 있는 자산은 세율이 높은데, 부자가 갖고 있는 자산은 세율이 낮다. 토지 공개념은 헌법에도 명시돼있는데, 토지에 대해서 세금을 일률적으로 내고 기본소득으로 배분하면 다수에게 이득이 될 것으로 본다. 저희가 약간의 설계를 거쳐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토지를 가진 95%에게는 오히려 이익", "이제껏 우리는 '저 세금이 날 위해 쓰인다'라고 느낀 적이 없는데,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로 '세금을 내는 게 나한테 손해가 아니다'라는 경험을 처음으로 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세상이 열릴 수 있다. 당장 입법은 어렵겠지만 공감대를 확대해나가면 그렇게 멀지 않은 시기 내에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재명 지사의 행보와 발언들을 따라가다 보면 부동산공화국 혁파에 대한 이 지사의 사유의 넓이가 계속 확장되어 나가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지사는 부동산 불로소득의 사유화가 부동산공화국의 핵심임을 간파하고 국토보유세를 통해 부동산 불로소득을 공적으로 환수하려 했는데, 그러는 과정 중에 보유세의 과세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제도에 치명적 문제점이 있음을 깨닫고 공시가격 제도를 건드릴 생각을 한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이 지사는 특권과 부패의 대명사인 건설원가, 선분양제 등의 개혁에도 발빠르게 나서고 있는데, 이는 이 지사가 부동산공화국이 지닌 여러 얼굴들을 정확히 직시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재명 지사의 정치적 앞날을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부동산공화국 혁파를 위해 정면대결하는 이 지사의 분투는 그 자체로 의미가 클 뿐 아니라 민주당 내 유력 정치인들에게 일종의 닻내림(anchoring)효과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참으로 귀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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