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구속된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을 명예훼손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실장의 변론을 맡고 있는 김주원 변호사는 1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박지원씨는 이익치 전회장이 자신에게 1백50억원어치의 양도성예금증서(CD)를 건넸다는 주장에 대해 '결코 그런 일이 없다'며 단호히 부인하고 있다"며 "사건의 진실 규명 차원에서라도 박지원씨와 상의해 곧 이익치 전회장을 공무집행방해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특검은 이익치 전회장이 박지원씨에게 돈을 건넸다는 프라자호텔 등에 대한 현장검증도 하지 않고 이 전회장 말만 듣고 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특검의 수사태도에 불만을 토로한 뒤 "이익치 전회장을 고소하면 특검도 이 부분을 명백히 규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현재 특검은 1백50억원의 양도성예금증서가 흘러들어간 사채시장에 대해 사채업자 1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사채시장의 특성상 진상규명이 되지 않은 채 유야무야 영구미제 사건처럼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며 특검의 분명한 진상규명 노력을 촉구했다.
특검은 이에 앞서 18일 박지원씨에 대해 2000년 4월초 사업가 김영완씨를 통해 정몽헌씨에게 정상회담 준비비용 명목으로 1백50억원을 요구한 뒤, 같은달 중순 정회장 지시를 받은 이익치 당시 현대증권회장을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만나 양도성예금증서 1백50억원어치를 받은 뇌물수수 및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했다.
이에 대해 박지원씨는 이날 영장심사에서 "돈을 받았으면 정몽헌씨한테 받지 잘 알지도 못하는 이익치씨한테 받겠느냐"며 "돈을 요구한 적도 받은 적도 없다"고 혐의사실을 전면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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