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진석 의원이 세종시 문제를 2012년에 있을 차기 대선까지 미루자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9일 <SBS> 라디오 '서두원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세종시를 원안대로 갈 것이냐, 수정안으로 갈 것이냐의 결정을 2012년까지 유보하는 '결정 유보론'을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2012년~13년까지는 길 닦고, 철도 놓고, 나무 심고, 이런 세종시의 인프라를 까는 사업들을 하게 돼 있다"며 "원안 성격의 행정중심도시로 갈 것이냐, 아니면 수정안의 과학기술중심 기업도시로 갈 것이냐의 문제는 2012년 대통령후보들이 공약을 통해 국민들의 선택으로 최종 결정되면 싸울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당내 의원들과 논의한 바가 있고 친이, 친박쪽에서도 상당수 의원들이 공감을 표시했다"며 "'통합실용' 모임에서 세종시 문제로 토론회를 가지게 되는데, 이런 의견을 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운찬 국무총리가 입법 절차를 밟겠다는 뜻을 밝혔고, 당 내에서는 친이계 정두언 의원이 "2월 처리"를, 친박계 의원들도 "조기 종결"을 원하는 목소리가 다수인 상황이다.
정진석 의원은 세종시 원안 고수를 강하게 주장해 왔지만 이날 "세종시 원안을 주장하는 쪽과 수정안을 주장하는 쪽 양쪽 다 일리가 있다. 이것은 결국 정책이 한쪽은 전부 나쁜 것이고, 한쪽은 전부 옳은 것이고, 이런 문제는 아니다"며 다소 완화된 입장을 취했다.
정부의 '세종시 여론전'에 대해 정 의원은 "국민들이 세종시 문제로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것을 나도 느낀다"며 "시간이 가면 갈수록 이 문제는 오히려 해법이 구해지기는커녕 더욱더 수렁으로 빠져들 것"이라고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정 의원은 자민련, 국민중심당에서 충남 연기.공주 지역구 의원을 지냈고, 18대 국회에는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바꿔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3선 의원이다. 정 의원은 범 친이계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비교적 중립 성향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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