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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짱'에게 보내는 공인중개사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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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짱'에게 보내는 공인중개사의 편지

부동산투기를 뿌리뽑기 위한 세 가지 긴급제언

지난해말 대선때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던 한 공인중개사 이태용씨가 8일 노무현대통령에게 보내는 한 편의 글을 프레시안에 보내왔다. 작금의 망국적 아파트값 폭등을 보고 이대로 가다가는 큰일 나겠다는 안타까움에 긴급히 띄운 글이었다.

여기서 그는 작금의 상황을 "원칙과 상식이 없는 돈놓고 돈먹는 도박장을 보는 것 같다"고 전제한 뒤 "노짱을 지지했던 저같은 사람도 화가 나는데, 하물며 아니던 사람은 어떨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현장전문가로서 분양권 전매 금지, 부동산 과표의 현실화와 일원화, 부동산 중개수수료 카드결제 등 세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이 세 가지 대안 가운데 정부는 노대통령의 부동산 투기 억제책 마련 지시후 8일 분양권 전매 금지 조치를 발표해, 정부가 일단 방향을 제대로 잡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현장전문가인 이태용씨의 눈에 비치기에는 아직 정부 대책에 부족한 점이 많아 보이지 않나 싶다.

이에 정책당국자들이 반드시 일독하기를 바라며, 망국병인 부동산 투기를 근원적으로 뿌리뽑기 위한 이태용씨의 제언을 게재한다. 편집자

***노짱에게 보내는 한 공인중개사의 편지**

대통령님

원칙과 상식을 얘기하시던 노짱에 대한 믿음에 열심히 했던 지난 겨울을 생각합니다. 인간의 한계로 모든 것에 능통하기란 힘든 것이기에 유능한 참모들의 도움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기에 인사에 대하여 심사숙고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허나 부동산관련 참모들은 그냥 무사안일이 아닌가 합니다. 평당 2천만원에 육박하는 주택문제에 대하여 첫째 원칙과 상식이 없는 돈놓고 돈먹는 도박장을 보는 것 같습니다.

노짱을 지지하던 저 같은 사람도 화가 나는데, 하물며 아니던 사람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일(5월9일) 정부는 부동산대책회의를 한다고 하는데 예전과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이 눈에 보여 부동산중개업무를 현장에서 하는 공인중개사로서 제 밥그릇을 잃어버릴까봐 얘기하지 않는 주택가격대책을 말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경제전문가집단인 한은이나 재경부에서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인하를 할 필요성을 정책수단으로 선택하고자 하나, 부동산투기 심화 우려로 대통령께서도 반대한다고 하는 기사를 어제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부동산투기를 근절시킬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하심이 마땅하지 않습니까?

정부나 지자체, 주공등에서 공급하는 임대나 분양주택의 공급, 행정수도 건설, 택지공급 등은 그대로 진행한다는 전제하에 언급을 않겠습니다.

***(1) 분양권 전매를 금지하여야 합니다.**

IMF사태로 인한 분양자들의 중도금납부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건설회사들의 자금압박과 부도를 방지하기 위하여 전매를 허용하였으나 작금의 현실은 저금리와 시중유동자금의 풍부, 분양가 자유화조치등으로 인해 이제는 실수요자의 보호와 주택시장의 투기장화를 방지하기 위한 원래의 의도인 분양권 전매 금지를 시급히 시행하여야 합니다.

건설회사와 부동산중개인들의 부추킴이 어울려 돈놓고 돈먹기의 도박판이 된 제일 큰 원인은 분양권 전매 허용입니다. 이것이 저금리, 유동자금풍부, 분양가자유화와 어울린 결과입니다. 실제 주택분양사무소에 가보면 입주보다는 프레미엄 받고 팔겠다고하는 사람이 10명중의 7~8명 정도인 것을 보면 알 수가 있습니다. 이것이 좁은 땅덩어리인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불로소득(양도소득세로 세금을 제대로 부과안되는 상황)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 게 원칙과 상식인지 의문입니다.

건설회사들은 이러한 부추김이 가능하기에 분양가 인상을 막무가내로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건설회사들은 실제로 땅값이 얼마가 되더라도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멋있게 짓고 돈이 된다고 부동산사람들과 짜고 선전하면 비싸게 분양해도 팔 수 있으며, 안되면 중도금 무이자대출로 하면 된다는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 실제로 얼마가 되더라도 아파트지을 땅을 산다고 덤빕니다. 이것이 신규분양아파트가격이 기존인근아파트 가격의 상승을 가져오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분양권전매 허용의 폐단이 분양가자유화의 순기능을 막고있는 것인데 이렇게 하는 것이 건설경기를 살리는 것이며 그 끝은 어디입니까? 최소한 수도권과 광역시, 개발예정지역은 분양권전매를 금지하여야 합니다.

***(2) 부동산과표의 현실화와 일원화를 하여야 합니다.**

지방세과표와 국세청과표로 왜 이원화시켜야 합니까?
그 생성과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세상은 변하고 있다면 변화에 맞게 고쳐가는 게 상식과 순리가 아닐까요?
국민들이 보기에는 행자부나 지자체나 재경부나 국세청은 모두다 정부로 알고 있으며, 같은 사안에 대해 이중가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으며 이중가격을 유지하는 것이 행정력의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2억5천만원으로 실제 거래되는 아파트의 지방세과표는 8천만원이고 국세청기준시가는 1억8천만원인, 이러한 우스꽝스러운 일이 어디에 있습니까? 인터넷에 들어가면 실거래의 시세를 거의 정확히 알 수 있는 정보화시대를 살고 있는 데도 말입니다.

또한 변호사하셨고 자기집도 사 보셨기에 아시겠지만, 부동산 등기시에 첨부하는 매매계약서라는 것에 지방세를 적게 내기 위하여 거짓으로 매매대금을 작성하였더라도 근거가 남아 있는 자료가 있습니다. 어쨌든 지방세(등록,취득세)든 국세(양도소득세)든 탈루한 세금을 추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알면서도 안하는 것은 2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첫번째는 지자체장의 선거 때문에 고양이 목에 누구도 방울 달려 하지 않기 때문이며, 두번째는 조세저항이라는 이유 때문입니다.

첫번째 문제에 대한 대안은, 다른 도박은 자기자신의 문제이기에 다른 사람에게 광범위한 피해를 주지 않지만 부동산시장의 도박장은 사회공동체를 무너뜨리는 폐해가 있기에 부동산에 대한 세금은 국세청으로 일원화
하여 징수하여 각 자치단체에 배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두번째 문제에 대하여는 오늘 기사를 보니 대통령께서 부동산보유세는 높게하고 거래세는 낮추겠다고 하셨는데, 등록,취득, 재산세인 지방세에 언급을 하신 것으로 봅니다마는 과표의 현실화 일원화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공염불이 되는 것이 아닐까요?

과표의 일원화 현실화를 하면 엄청난 조세저항이 있을 텐데, 양도소득세비과세 요건처럼 1가구1주택에 대하여는 부동산의 지방세(등록,취득,재산세)에 대하여 현재의 세금을 유지하고 매년 물가상승률만큼만 올리는 조치를 하여야 합니다.

물론 세입자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1가구2주택까지도 현재의 세금을 유지할 필요는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양도세 비과세 요건이어야 할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토지에 대하여 합산하여 재산세를 부과하고 있는 사례가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실제 전가의 보도처럼 얘기하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수요와 공급의 문제는 지금처럼 주택전산망이 되어 있는 상황에서 제발 데이터를 내 보이십시요. 1가구1주택, 1가구2주택, 1가구3주택등 몇%라는 통계를 발표하십시요. 막연히 절대적인 숫자인 주택보급률을 얘기하지 마십시요.

실제 서민들은 얘기합니다. 주택가격을 잡아야 하고 정상화시켜야 한다(내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내 것이 내려가면 다른 것도 내려가니 큰 일이 아니라고....

그러나 주택융자를 받아 주택장만한 사람은 걱정을 합니다. 허나 금리인하를 한다면 그 분들에게도 충격이 적을 것입니다. 경제전문가 집단인 김진표 경제부총리와 박승 한은총재의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인하를 해야 한다고 하는데도 부동산거품의 심화우려 때문에 못 한다는, 대안이 있는 데도 못하는 것은 전문가가 아님이 아닐까요? 그런 전문가라면 저도 하겠습니다. 부동산에 몰리는 부동자금을 주식시장이라든지 생산현장으로 자연스레 유도하는 것이 전문가 아닐까요?

1987년부터 지금까지 연임한 미국의 그린스펀 연방준비은행총재는 1987년 10월19일 "검은 월요일"이라는 증시 대폭락사태를 맞아 "연방준비은행은 유동성을 공급할 태세가 되어 있다"는 단 한 줄의 성명을 발표했는데 그 효과는 탁월 그 자체였다고 합니다. 통화를 증발해서라도 주식시장을 살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천명한 것이며, 실제로도 상업은행을 통해 주식시장에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했고, 금리인하까지 단행했다 합니다. 시장에 믿음을 주었던 것이지요. 한 마디로 말해서, 이 조치는 세계대공황을 예방한 위대한 업적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래서 무너뜨릴 수 없는 권위가 주어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저는 부동산투기로 불로소득을 얻겠다는 사람들에게 손해가 가는 조치를 취하겠다. 좁은 땅에서 없는 사람의 삶의 의욕을 없애고 자금의 악순환의 고리인 부동산투기를 근절하기 위하여 분양권전매를 금지하고 1가구1주택이상의 사람들에게는 법에 정한대로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하는 멋있는 성명을 하는 대통령이 된 노짱을 볼 수 없을까요?

주택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실제로도 임대주택공급을 늘리고 세금을 부과하는 일을 보게 되기를 바랍니다.

***(3) 부동산중개사무소에서 중개수수료를 카드결제로 할 수 있게 강제로라도 시행하여야 합니다.**

IMF를 겪으면서 전국민의 공인중개사화하는 흐름은 도박판에 도박꾼을 많이 만들어가는 것과 같습니다. 그 많은 부동산사무소는 결국은 도박꾼을 확대재생산하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서로 치고 받으면서 판을 만들어 국민들을 도박장에 유인하는 부동산사무소의 증가는 결국 국가경제적으로 큰 폐해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강제로 직업을 금지할 수 없지만 최소한 카드결제를 하게 만든다면 비생산적인 부동산중개업의 집중은 막을 수 있습니다. 카드결제의 중개수수료도 소득공제해주는 조치를 하여야 합니다.

여러 가지 어려운 일이 많이 있으시리라 생각됩니다만, 이웃 일본의 예를 보듯이 주택시장의 투기장화는 시급히 정상으로 돌려놔야 할 것이기에 편지를 보냅니다.

건강하시고, 노짱의 마음 그대로이시기를 기원합니다.

2003년 5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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