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주년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4개월째 40%대를 맴도는 가운데, 민생 문제 해결 과제가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당 지지율은 큰 변동세를 보이지 않았다. 온 나라를 뒤흔들었던 패스트트랙 정국이 지지율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3일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에 따르면, 2019년 5월 첫째 주 문 대통령의 직무 수행 평가에 대한 조사 결과 긍정 평가는 45%, 부정 평가는 46%로 집계돼 호각세를 나타냈다. 9%는 의견을 유보했다. 긍정 답변은 지난주 대비 1%포인트 상승했고, 부정률은 1%포인트 하락했다.
지지 정당별로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83%, 정의당 지지층에서도 66%가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자유한국당 지지층은 93%가 부정적이며 무당층에서도 부정적 견해가 53%로 긍정적 견해를 가진 이들(28%)보다 많았다.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 2년 국정 지지율을 보면, 제13대 노태우 대통령은 28%, 제14대 김영삼 대통령은 37%, 제15대 김대중 대통령은 49%, 제16대 노무현 대통령은 33%였다. 비교적 최근인 제17대 이명박 대통령은 44%, 제18대 박근혜 대통령은 33%였다.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은 첫 해 직무 긍정률 최고치를 찍은 후 점차 하락 상태로 취임 2년을 맞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2년 즈음 측근 비리와 탄핵 사태를 맞아 긍정률 저점을 기록한 후 소폭 상승한 시기였다. 이명박 대통령 역시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촛불 집회 등으로 첫 해 긍정률은 낮았으나 UAE 원전 수주 등으로 상승 국면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5년 초 연말정산 논란 등으로 긍정률 최저치 기록 후 소강 상태였다.
문 대통령은 취임 1주년엔 83% 지지율을 기록해 1주년 직무 긍정률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조사 시점은 4.27 남북정상회담·판문점 선언 직후였다.
그러나 6월 지방선거 이후 경제·일자리·민생 문제에 대한 지적이 늘면서 긍정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9월 초 처음으로 직무 긍·부정률 차이가 10%포인트 이내로 줄었다. 9월 중순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다시 긍정률이 60%대를 회복했으나, 이후 다시 하락해 긍·부정률 모두 40%대인 상태가 계속 이어졌다.
문 대통령에 대한 직무 수행 긍정 평가 이유는 고루 나뉘었다. 북한과의 관계 개선이 16%로 제일 높았고, 최선을 다함/열심히 한다, 외교 잘함이 14%, 평화를 위한 노력이 6%, 개혁/적폐 청산/개혁 의지가 5%, 복지 확대가 4%였다. 소통 잘한다, 서민 위한 노력, 전반적으로 잘한다가 3%, 전 정권보다 낫다, 기본에 충실/원칙대로 함/공정함, 주관/소신 있다가 2% 순으로 나타났다.
부정 평가 비율은 소폭 줄었지만, 대신 부정 평가 이유는 또렷해졌다.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이 44%로 가장 많이 집계됐다. 지난번 조사 시 동일한 답변 비율이 36%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크다.
북한 관계 치중, 친북 성향이 13%, 독단적/일방적/편파적이 7%, 최저임금 인상이 4%를 기록했고, 전반적으로 부족하다, 여야 갈등/협치 부족, 외교 문제, 서민 어려움/빈부 격차 확대는 3%를 기록했다. 인사 문제, '신뢰할 수 없음/비호감은 2%였다.
분야별 긍정 평가를 따져 보면, 복지 정책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 51%가 긍정 평가했고, 대북·외교 정책에 대해서도 잘하고 있다는 의견이 각각 45%로 나타났다.
고용노동·경제 정책, 공직자 인사에 대해서는 긍정률이 20%대에 그쳤다. 반면에 부정평가는 50~60%대였다.
대북·외교 정책에 대한 긍정 평가도 급감해 과반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2월 말 조사와 비교하면 대북(59%→45%), 외교(52%→45%)의 하락 폭이 컸다. 반면에 부정 평가는 대북(29%→43%), 외교(28%→38%)로 급증했다.
한국갤럽은 "이는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 4.27 남북정상회담·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식에 북한이 불참하는 등 최근 다소 소원해진 남북 관계 등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각 정당 별 지지율을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은 36%, 무당층은 26%, 자유한국당 24%, 정의당 8%, 바른미래당 6%, 민주평화당 0.4%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더불어민주당은 1%포인트 상승했고 정의당과 바른미래당은 각각 1%포인트 하락했으며 자유한국당은 변함없었다. 지난 한 주 국회가 패스트트랙 정국으로 격랑에 휩싸였지만, 지지율은 요동치지 않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 달 30일과 지난 2일 이틀에 걸쳐 유·무선전화 무작위걸기(RDD) 표본 프레임에서 추출한 성인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추출(집전화 RDD 15% 포함)해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6%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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