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와 시민단체가 뽑은 2019년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포스코건설'이 선정됐다. 포스코건설에서는 지난 1년 동안 사망한 10명의 노동자가 모두 하청 노동자였다.
노동건강연대, 매일노동뉴스, 민주노총은 24일 서울 강남 포스코건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건설은 2018년 한 해 동안 10명이 사망함으로써 산재사망이 가장 많이 발생한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포스코건설은 이전인 2015년부터 2017년까지 13명의 노동자가 사망하고 133명이 다친 기업이기도 하다.
"기업 책임자 처벌 받지 않으니 부실한 대책만 세운다"
노동건강연대 등은 고용노동부의 관리·감독 미흡을 지적했다. 이들은 "고용노동부는 포스코건설에서 8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뒤에야 본사 및 시공현장 24개소를 특별감독했다"며 "하지만 이후에도 두 명의 노동자가 사망해 총 10명의 노동자가 사망에 이르렀다"고 부실 감독을 지적했다.
이들은 고용노동부와 포스코건설 간 유착 의혹도 제기했다. 이들은 "하청 노동자 4명이 사망한 포스코건설의 부산엘시티 사건에서 부산동부지청장이 뇌물은 물론 성 접대까지 받는 등 고용노동부와 포스코건설의 유착관계가 확인됐다"며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산동부지정창은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하지만 실질적인 기업 책임자는 처벌받지 않았다"며 "그렇다보니 포스코건설은 사후 대책에 있어서도 부실한 대책만을 세웠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머리가 아닌 꼬리만 처벌은 받는 구조 속에서는 위험의 외주화와 각종 비리로 인한 노동자의 사망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 기업책임자의 의지와 행동이 없다면, 또 다른 대형 참사가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주장했다.
"2022년까지 산재사망, 절반 줄이겠다고 했으나..."
이들은 정부의 관리감독 강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는 노동존중사회를 만들겠다며 임기를 마칠 때인 2022년까지 산재사망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약속했다"며 "하지만, 모든 게 정반대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재벌대기업 '청부입법', '탄력근로제 개악' 등을 통해 장시간, 공짜노동을 늘리려 하고 있고, 병원, 게임, 방송 업종 등에서 과로사와 과로자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며 "허울뿐인 약속으로는 위험의 외주화, 위험한 현장은 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더군다나 정부 출범 이후 산재사망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하청, 비정규 노동자에게 집중되고 있다"며 "주요 30대 재벌 대기업에서 발생한 산재사망사고 중 하청노동자 비율이 95%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중대재해 기업처벌법이 필요하다"
이들은 그 이유를 두고 "재벌 대기업이 하청노동자와 비정규노동자에게 위험을 전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현실이 이러함에도 기업의 최고책임자나 원청 대기업은 처벌에서 모조리 빠져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2016년 구의역 김군 사고 관련, 하청대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전 서울메트로 대표는 벌금 1000만 원형을 받았다.
이들은 "산재사망 절반 감축이라는 대통령의 약속이 말의 성찬이 아니라면 정부는 탄력근로제 개악을 멈추고 위험의 외주화 금지를 명확하게 담은 산안법 하위령을 만들어야 한다"며 "더 이상 과로로 죽고, 자살을 결심하는 수많은 노동자의 고통과 참극이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덧붙여 이들은 "기술개발과 미래투자에는 관심 없고 싼 노동력으로 장시간 노동과 위험의 외주화를 통해 이윤을 남기려는 기업들의 행태를 법으로 막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산재사망에 대한 기업과 정부 관료에 조직적 책임을 묻는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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