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당선자는 13일 미국과 이견이 있더라도 북핵 위기는 반드시 전쟁이 아닌 평화적 대화를 통해 풀겠다고 강력히 밝혔다. 노 당선자는 또 "한국민이 확고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 다 죽는 것보다는 어려운 게 낫다. 한국 경제에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굳은 결심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떤 외압이 작동하더라도 전쟁만은 안된다는 입장의 천명이다.
***"한국경제에 어려운 일 있더라도 한국민은 굳은 결심해야"**
노 당선자는 이날 오전 한국노총을 찾아간 가진 노동계와의 간담회에서 김필재 해상안전노련 위원장이 "이라크 문제와 북한 핵문제때문에 국민이 불안해 한다. 이런 문제를 안정시켜달라"고 요청하자 답변을 통해 이같이 국내외 일각의 '대북 군사행동론'에 대해 강력히 제동을 걸었다.
노 당선자는 "외국 언론이 `(미국이) 노 당선자와 견해를 달리해 문제가 있다'고 하는 것의 핵심은 북한공격 가능성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 공격하지 않으려면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것으로, (이는) 공격할 수 있다는 상황에 대비해 우리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라며 "그것(대북 공격)은 안된다고 말했다. 이걸 미국언론이 문제삼으니 한국 언론이 뻥튀기를 하고 있다"고 대화를 통한 해결의지를 재차 분명히 밝혔다.
노 당선자는 이어 "언론이 `(내가) 미국과 다르다'고 하는데 안 다르면 결과적으로 전쟁을 감수하자는 것이냐"고 국내외 언론의 부정적 보도태도에 반문한 뒤 "막상 전쟁이 나면 국군에 대한 지휘권도 한국 대통령이 갖고 있지 않다"며 전쟁을 반드시 막아야 하는 이유를 밝혔다.
그는 "(미국과) 다른 것은 달라야 하고 다른 것은 조율해 전쟁위기를 막아야 한다"면서 "(북한에) 왜 퍼주고 싶겠느냐. 퍼주기가 아니다. 더 이상 퍼주더라도 투자를 해야 한다. 미래 동북아시대는 남북문제 해결 없이는 안된다. 살자고 하는 것이고, 미래와 희망을 만들자는 것이다"며 대화를 통한 해결의지를 재천명했다.
노 당선자는 이어 "미국이 이래저래 말하면 어렵겠지만, 한국민이 확고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 다 죽는 것보다는 어려운 게 낫다. 한국 경제에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굳은 결심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공개발언후 비공개로 진행된 대담에 배석했던 민주당 정세균 정책위의장의 추가 전언에 따르면, 노당선자는 "전쟁이 있어선 안된다. 북한 붕괴는 심각한 문제다. 한미동맹 관계를 존중하고 협조하고 서로 의견을 맞추는 데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이견이 없을 순 없지 않느냐. 공격하는 부분은 동의할 수 없다. 적극 협력하겠으나 이건 안된다. 결국 위기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또 "미국 언론들이 좀 왜곡시키는 부분도 있는데 우리가 휘둘리지 말고 잘 대처해야 한다. 남북문제를 해결해야 동북아 중심국가로 부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외, 노당선자의 발언시점에 주목**
이같은 입장 표명은 특히 최근 미국 부시 행정부 고위관계자들이 잇따라 대북 군사행동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으며, 당선자 대미특사가 미국을 방문한 뒤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한국민이 확고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 다 죽는 것보다는 어려운 게 낫다. 한국 경제에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굳은 결심을 해야 한다"는 발언은 최근 무디스사의 국가신인도 등급전망 하향조치 등과 관련해 일각에서 `한국 새정부 길들이기'란 시각이 제기된 것과 무관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정가에서는 노 당선자의 이같은 단호한 입장 표명이 최근 북-미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새 정부의 대화를 통한 해결 노력이 성과를 거두기 힘들어지는 게 아니냐는 국내외의 의구심을 제거하는 동시에, 우리나라를 배제한 채 극단적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는 미국과 북한에 대해 새 정부의 북핵 해법을 재천명한 것으로 해석하며 향후 미국 및 북한의 반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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