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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지는 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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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지는 해'인가

33개월만에 하한가 폭락, 시장 일제히 부정적 전망

지난해 1조5천억원대의 엄청난 순이익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SKT)의 장래를 어둡게 보는 시각들이 잇따라 출현해 주목된다. 더이상 성장이 어려운 포화상태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SKT는 23일 증시에서 하한가로 폭락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2.69포인트 올랐다는 대목과 비교하면 충격적 현상이다.

***33개월만에 하한가 폭락**

이날 SKT는 장 출발부터 급락세를 보이다가 오후 들어 하한가로 곤두박질해 전날보다 3만2천5백원 떨어진 18만5천5백원으로 장을 마쳤다. 하한가 기록은 2000년 4월17일 이후 33월개월만에 처음 있는 일이며, SKT 주가가 20만원 이하로 떨어진 것도 2001년 7월13일 18만4천5백원을 기록한 후 이날 처음이었다.

이같은 폭락은 이미 이날 아침부터 예견된 결과였다. 국내외 증권사들이 일제히 SKT의 전망을 극히 부정적으로 보는 리포트를 쏟아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23일 SKT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하회'로 낮추고 목표주가도 28만원에서 19만원으로 대폭 하향조정했다. 이유인즉 SKT의 지난해 4.4분기 실적이 실망스러운 수준인 데다 올해 4.4분기에 비동기식 IMT 2000 상용서비스 등에 따른 자본투자가 기존 예상치보다 많은 2조5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또 유동성 감소로 자사주 매입 여력이 줄어드는 데다 감가상각비도 증가할 것으로 우려했다. 삼성증권은 이에 올해 SKT의 매출 전망은 그대로 유지하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2.8%와 27.7%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LG투자증권도 이날 SKT의 지난해 4.4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미쳐 6개월 목표주가를 35만원에서 27만원으로 내린다고 밝혔다. 한양증권도 SKT의 수익성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적정주가를 30만원에서 26만5천원으로 낮췄다.
동원증권도 SKT의 작년 실적이 예상치를 하회하고 올 수익 전망이 낮아짐에 따라 목표주가를 기존 33만원에서 28만5천원으로 내렸다. 동원증권은 또 "최근 발표된 이동전화 번호제도 변경안이 오는 27일 통신위원회에 상정될 예정이어서 통과 여부 및 방안 수정 여부도 주가에 큰 변수"라고 지적했다

외국계 증권사들도 마찬가지 전망을 내놓았다.

골드만삭스 증권은 올해 SKT가 예상보다 큰 2조5천억원의 설비투자를 하게 돼 올해와 내년의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를 낮춰 잡는다며 목표가격을 19만5천원으로 내렸다.

J.P,모건증권은 SK텔레콤의 4.4분기 실적이 실망스러운 데다 올해 과다한 설비투자에 따라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비중 축소'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UBS 워버그증권도 SK텔레콤이 올해 예상보다 큰 설비투자 계획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투자심리는 약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목표가격 및 투자 의견을 재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T, 더이상 성장기업 아니다**

이같은 충격적 리포트는 전날 SKT가 공시한 지난해 실적때문이었다.

SKT는 22일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의 7조5천840억원 대비 14% 증가한 8조6천3백46억원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2조6천7백30억원)과 경상이익(2조1천9백20억원)은 전년대비 각각 15%, 13%씩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1조5천1백20억원으로 29%나 급증했다고 전했다.

외형상 나빠 보이지 않은 숫자처럼 보였다. 그러나 시장이 주목한 것은 4.4분기 실적이었다. 지난해 초 신세기통신과 합병을 마무리지음에 따라 지난 2001년과 단순 비교하는 것이 무리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문제의 4.4분기에는 매출은 전분기 대비 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63%나 감소하는 등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특히 영업이익이 5천8백20억원으로 당초 시장 예상치 7천억원 수준을 크게 밑돌아 충격을 안겨줬다.

특히 지난해 11월21일부터 한달간 영업정지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4.4분기에 광고비가 5백억원이나 증가하는 등 마케팅비용이 전체적으로 전분기보다 1천5백억원이 증가했으나 도리어 영업이익이 악화된 점은 SKT가 더이상 '성장기업'이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켰다는 의미에서 시장에 준 충격이 컸다.

또한 최근 정부가 010 정책을 추진하는 등 SKT의 독점을 제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데다가, 새 정부도 독점에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정책적 불확실성도 SKT의 앞날을 어둡게 보게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SKT가 독점적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어 앞으로도 계속 이익은 내겠으나 더이상 점유율을 높이기 어려운 한계점에 도달한 게 아니냐는 게 시장의 일반적 시각"이라며 "이는 전형적 내수기업인 SKT의 특성상 쉽게 깨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SKT가 최근 카드산업 진출 등을 도모하고 있기는 하나 카드산업도 더이상 황금산업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SKT로서는 운신의 폭이 더욱 좁혀진 상황"이라며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지 못한다면 SKT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 시선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마디로 말해 SKT의 운명은 극적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한 '지는 해'일 수밖에 없어보인다는 평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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