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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북정책 급랭, "중유 및 남북경협 중단"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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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북정책 급랭, "중유 및 남북경협 중단" 압박

선거승리후 초강경 선회, 14일 KEDO이사회에서 확정

중간선거에서 승리한 미국 부시 정부가 그 여세를 몰아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북한으로 수송중인 11월분 중유 탱크선의 회항을 적극 추진하는 동시에 우리 정부에게도 남북경협 중단을 압박하고 나서, 앞으로 한반도 정세가 급랭할 전망이다.

***켈리 3국 순방뒤 14일 KEDO이사회서 중유 중단여부 결정**

한.미.일 3국은 9일 오는 도쿄에서 고위급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 회의를 열고 북핵사태에 따른 3국의 구체적인 대응책을 논의한다. 이번 협의에는 우리측에서 이태식 외교부 차관보, 미국은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 일본에서는 다나카 히토시 외무성 아주국장이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한다.

3국은 이번 TCOG에서 대북 중유제공 중단 문제를 비롯한 북한의 핵폐기 거부시 구체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문제는 미국이 지난 6일 새벽 4만2천5백t의 중유를 싣고 싱가폴을 출발한 11월분 대북중유 지원분의 회항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리처드 바우처 미국무부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비록 대북중유 지원분을 선적한 선박이 (북한으로 향하는) 공해상에 있을지라도 대북중요와 관련해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지 여전히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11월분 대북중유 지원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다.

영국의 로이터통신도 6일(현지시간) 워싱턴발 기사에서 "북한핵 문제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차관보가 9~13일 일정으로 한.중.일 3국을 각각 방문하기로 했다"며 "켈리 차관보의 3국방문 협의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14일 뉴욕에서 열리는 KEDO 이사회에서 6일 싱가폴을 출발한 유조선의 회항 문제가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4일(현지시간) 미국무부 고위관리는 요미우리와의 인터뷰에서 중유 제공과 관련, "미의회가 KEDO관련 예산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고, KEDO에 출자한 유럽 등에서도 중유공급 동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점을 예로 들며 "일단 동결되면 재개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앞으로 중유공급을 완전동결하겠다는 의지를 강력 시사했다. 경수로에 대해서도 "건설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건설공사 중단 방침을 함께 시사했다.

그는 이어 12월에 대통령선거를 치르는 한국과는 "실질적인 토의를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우리나라의 입장을 무시하고 미국의 방침을 일방적으로 밀고 나갈 생각임을 시사함으로써 앞으로 큰 외교적 마찰을 예고하기도 했었다.

정부는 이같은 미국의 강경 움직임에 대해 북한의 즉각적인 태도변화가 없더라도 당장 대북중유제공이나 경수로 공사를 전면 중단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미.일 양측에 전달할 방침이다. 하지만 미국이 현재 레임덕(권력누수)에 빠진 우리 정부를 협상 대상에서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과연 우리 정부 입장이 관철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남북경협 중단도 압박**

미국은 중유공급 중단뿐 아니라, 우리 정부에 대해서도 남북경협 중단을 압박하고 나섰다.

6일 방한했다가 7일 출국한 더글러스 파이스 미국방부 정책차관은 우리나라를 떠나기 전인 7일 서울 용산기지내 드래곤 힐 호텔에서 내외신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핵 문제와 관련없이 한국이 대북 경제협력을 지속하는 것과 관련, "북핵 문제는 한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들과의 이해 관계가 걸려있는 것인 만큼 한국이 대북 관계를 설정할 때 다른 다양한 분야와 균형을 맞춰가야 한다"고 말했다.

파이스 차관은 이어 "북한에게 국제적인 합의를 위반하고도 다른 국가와 정상적으로 교류할 수 없다는 점을 이해시켜야한다"고 말함으로써 남북경협 중단요구를 강력히 시사했다.

그는 "북핵 문제는 외교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북한이 국제합의를 존중하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면서 "북핵 문제와 관련해 한.미간에 근본적인 입장 차이는 없지만 문제 해결을 위한 효과적인 외교적 방법에 대해서는 논의중"이라고 말해 양국간에 견해차이가 있음을 재차 드러냈다.

파이스 차관은 북한이 핵무기 개발 추진을 안한다는 약속을 이행토록 충분한 압력을 가할 것이라면서 "문제 해결에 실패할 경우에 대비한 한미연합대비 태세에 대해 미국은 한국은 물론 다른 관계국들과 적극적이고 포괄적인 방법으로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대북 중유공급 중단 여부에 대해 파이스 차관은 "중단 여부를 한국 등 관련국과 협의중이며 다음 조치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미국 정부의 잇따른 강성발언은 부시 공화당정부가 6일 중간선거에서 압승한 뒤에 잇따르는 것이어서, 부시 대통령이 중간선거 승리의 여세를 몰아 대북정책에서도 강공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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